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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위해 무상급식 희생하라?

[기자수첩]무상보육 위해 무상급식 희생하라?

등록 2014.11.10 15:45

수정 2014.11.10 16:18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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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위해 무상급식 희생하라? 기사의 사진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등 복지를 둘러싼 공방이 정치권 안팎의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어느 것이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에서부터 누구의 생각이 옳은지에 대한 책임론까지 다양한 담론과 논쟁의 장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 주도권을 쥔 청와대와 박근혜 정부의 움직임은 여전히 ‘일방통행’이다.

청와대는 무상급식에 과도한 재정이 들어가니 이를 줄여 무상보육 재원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에서 무상보육에 보태줄 돈은 없으니 지자체와 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하라는, 그러나 어떻게든 시행하라는 압박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에는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누리과정 예산이 한 푼도 들어있지 않다. 그러면서 교육예산의 핵심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1조3000억원 삭감했다.

지난 2010년부터 시행 중인 무상급식은 상당기간 사회적 논의와 진통을 겪어야 했다. 포퓰리즘과 공산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에 시달렸고, 찬반 주민투표에 부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데 성공해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반면 무상보육은 과거 MB정부 말기에 일부 시행되긴 했지만 무상급식처럼 혹독한 검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알려진 측면이 크다. 그럼에도 정부가 무상보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누리과정이 박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공약인 데다 무상급식과 달리 여권이 선점한 ‘귀한’ 의제이기 때문이다.

상대적 다수 국민의 지지로 탄생한 정권이 정책을 추진·집행하는 것은 고유의 권한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나 과정이 문제다. 재정 지원이 잘려나간 마당에 결과가 불투명한 정책을 강요당하는 지자체와 교육청을 상대로 정부가 논의와 설득 대신 여론전을 택한 것은 패착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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