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은 13일 ‘땅콩리턴’ 사건 당시 조 전 부사장의 바로 앞자리(일등석)에 앉았던 승객 박 모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박 씨는 조사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강요했고 승무원에게 고성을 질렀으며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강하게 밀쳤다”며 “조 전 부사장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일반석 승객들도 쳐다볼 정도”였다고 사건 당시를 증언했다.
박 씨의 증언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조 전 부사장이 폭언이나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언급해 온 대한항공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나게 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에게 태블릿 PC로 매뉴얼을 찾아보라는 말을 하기에 ‘누구기에 항공기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며 “무릎을 꿇은 채 매뉴얼을 찾는 승무원을 조 전 부사장이 일으켜 세워 한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강하게 밀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이 매뉴얼 파일을 둥글게 말은 뒤 승무원 바로 옆의 벽에다 내리쳤다”며 “승무원은 안쓰러울 정도로 겁에 질린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을 밀치고서 처음에는 승무원만 내리라고 하다가 사무장에게 “그럼 당신이 책임자니까 당신 잘못”이라며 사무장에게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을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모습은 목격하지 못했으며 조 전 부사장이 사건 당시 술을 마셨는지에 대한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륙 이후에도 지연 이륙에 대한 기내 사과방송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출발 후 기내에서 자신도 심적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라서 언제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 앞자리 눈치를 보게 되더라”며 “승무원에게 물어봤을 때 ‘내부적인 일’이라고만 말을 해 더 물어보지 않았는데 귀국 후 기사를 보고 너무 황당했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봐도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에 백번 잘못한 것”이라며 “지적은 비행기에서 내려서도 할 수 있는 일인데 비행기가 본인 사무실은 아니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이어 “고작 그런 일 때문에 비행기를 돌리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해 스트레스를 받고 온 14시간이 너무 화가 나서 대한항공 콜센터에 전화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씨는 사건 이후 대한항공의 수습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박 씨는 “지난 10일에 대한항공의 한 임원이 자신에게 전화해 ‘사과 차원’이라며 모형 비행기와 달력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며 “그 임원은 ‘혹시 언론 인터뷰를 하더라도 사과 잘 받았다고 얘기해달라’고 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의 고발 이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검찰은 해당 항공기의 기장과 사무장을 불러 조사했고 박 씨 등 일등석 탑승자를 불러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조종석 녹음기록(CVR)과 해당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또한 필요에 따라서 소환조사가 필요할 경우 사건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을 직접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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