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7℃

  • 인천 8℃

  • 백령 8℃

  • 춘천 5℃

  • 강릉 7℃

  • 청주 7℃

  • 수원 10℃

  • 안동 10℃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8℃

  • 전주 6℃

  • 광주 9℃

  • 목포 10℃

  • 여수 10℃

  • 대구 7℃

  • 울산 11℃

  • 창원 8℃

  • 부산 13℃

  • 제주 15℃

정석원, 봄으로 가는 길목에 서다··· “(연기)야망이 큰 사람이다”

[NW인터뷰 ①] 정석원, 봄으로 가는 길목에 서다··· “(연기)야망이 큰 사람이다”

등록 2015.01.09 06:10

수정 2015.01.09 07:11

홍미경

  기자

공유

배우 정석원과 만났던 날은 작은 추위라는 뜻의 소한(小寒) 절기에 속한 날이었다. 소한은 동지(冬至)와 대한(大寒) 사이에 있는 절기다. 이름으로 보아 대한 때가 가장 추운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은 소한 때가 가장 춥다. 때문에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혹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하는 날이다.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소한에 만난 정석원의 모습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가 돼 있는 그를 보며 봄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

정석원은 2008년 무서운 신인배우로 데뷔해 SBS '찬란한 유산'으로 안방극장 신고식을 무사히 치르고 이어 SBS '닥터 챔프'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SBS '마이더스'의 마지막 회에서 충격적 반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KBS2 '오작교 형제들'에서는 극의 긴장감을 높이며 시청률 30%대에 진입해 ‘정석원 효과’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동해오던 정석원은 2014년에는 연극 '봄날은 간다'로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에서 정석원은 코끝이 찡하면서도 가슴 시린 사랑을 그려냈고,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하며 내공을 더욱 단단히 다졌다.

그리고 2012년 KBS2 '해운대 연인들' 이후 2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 얄미운 악역 정이건 역을 맡아 그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7일 오후 강남구 역삼동 모 카페에서 드라마 종영 후 시간이 조금 흐른 탓인지, 촬영 뒤 피곤함 대신 한결 편안해지고 남성미가 넘친 모습의 정석원을 만났다.

국경도 나이도 초월하는 사랑이 '미스터백'에서는 노인을 젊은이로 바꿔 놓는 마법까지 부리며 판타지 드라마에 충실한 결말을 맺었다. 남녀 주인공이 사랑의 결실을 맺고 행복한 엔딩을 맞을 때 밉상인 정이건은 당치도 않은 과욕으로 인해 씁쓸한 실패의 잔을 마셨다.

◆ 시청자 반응 좋아, 촬영장 분위기도 화기애애

"'미스터 백'을 하면서 시청자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도 있지만 촬영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많았다. 작품을 오랫동안 쉬어서 주변에서 언제 작품할거냐는 질문이 계속됐었다. 그런 탓에 작품을 끝내고 나니 무척 홀가분하다. 촬영 전 여러 가지 고민과 생각이 들었었다. 부담감과 잘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다"

"이문식 선배만 나타나시면 현장 분위기가 유쾌해졌다. 저는 박예진 선배랑 촬영 붙는 장면이 많아 금새 친해졌고 이준과는 극중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많아서 장난도 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신하균 선배님에게는 너무 많은 걸 느꼈다. 보통 내공이 아니다. 말로 설명하기 조차 힘들 정도의 연기 내공을 지닌, 마치 초사이언같았다"

'이준과 가장 재미있게 촬영했다. 극중 대립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것 조차도 게임 즐기듯 촬영했다. 마치 개구쟁이 소년들이 괜히 남아도는 힘 겨루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웃음)

정석원은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 촬영전 부담이 컸다.

"그 동안 해온 역할과 달라 어떻게 적응할까 걱정했다. 또 배우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걱정했다 무엇보다 (이전에)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촬영장에서 만나는 배우들은 여전히 연예인일 뿐이었다. 신하균 선배님을 비롯해 장나라 선배님 등 모든 분들이 제게는 낯설고 처음 뵙는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즐겁고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 정석원이 정이건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 던지다

정석원이 맡은 정이건이라는 캐릭터는 30대에 그룹 이사에 오를 만큼 능력 있는 남자지만 삐뚤어진 야망으로 주위 사람들을 괴롭게 만드는 얄미운 인물이었다.

"정이건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고민한 만큼 촬영장에서는 재미있었다. 신하균 선배님, 이준과 소리 지르면서 맞붙는 장면들은 새롭게 느끼는 카타르시스였다. 신하균, 이준, 박예진 등 등장 인물 모두를 괴롭히면서 이런 재미도 있었구나 싶은 연기의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 단지 한나 아쉬운 건 좀더 악하게 그려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는 더 센걸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


"정이건이 워낙 나와 다른 인물이라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질문을 했다. 정이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을 계속 놓지 않았다. 그리고 결론은 극중 노인인 최고봉 회장이 젊었을때 모습이 정이건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런 이해가 정이건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힘이 됐다.

정이건 아닌 정석원은 어떨까?

"저 되게 착한 사람이예요. 또 성격이 중간이 없다. 옳고 그름이 명확하다. 내가 정이건이었으면 극 초반 다 뒤집어 엎고 감옥 갔을 것이다. 농담이다. 제 일상을 살펴보면 아이같은 모습과 남자다운 정반대의 모습이 공존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통해 '적당히'라는 단어를 배웠다. 비록 정이건이 센 악역이 아닌 얄미운 악역이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반면 그런 사람들도 있구나, 내 성격이 너무 세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특히 극중 정이건을 이해하려다 보니 그렇게 생각이 바꾸더라"

"또 평소 내 성격은 큰 부분에서는 중심을 딱 잡고 흔들리지 않지만 귀를 최대한 열어 놓는 편이다. 남의 말 잘 따르고 수용하는 타입이다"

◆ 수트핏, 수영장 노출신 이슈... 정석원의 몸에 열광하는 이유

'미스터 백'이 방영되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정석원의 수영장 노출신과 일명 '수트빨이라고 불리던 수트패션은 그에게 독이었을까 약이었을까? 답은 시청자와 팬들에게 돌려야겠지만 정석원의 생각이 궁금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몸에 대해 예전에는 민감 했었다. 만약 완벽하게 다져진 몸을 보여줘야 했다면 자존심이 무척 상했을 것이다.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식이요법과 운동에 있어서 철저하게 관리했었다. 이제는 많이 내려놨다. 특히 극중 정이건은 몸짱이 되지 않아도 되는 인물이라 특별히 신경쓰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사가 나가고 화제가 돼서 너무 놀랐다. 부모님이 전화와 '운동 안하니?' 걱정할 정도로 엉망인 몸이었다. 다음에는 기회가 생긴다면 누구보다 잘 만들어 보여드릴 자신있다. 또 수트빨은 스타일리스트 덕분이다. 화끈한 악역이 아닌 권모술수에 능한 얄미운 악역이다 보니 잘 차려 입은 수트빨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더 얄미워 보였다고 한다"

"운동? 한참 운동을 할 때는 고구마와 닭가슴살만 먹고, 술 한방울도 안마셨다. 운동도 매일 시간에 맞춰 해나갔다. 지금은 촬영 때문에 시간도 없지만 조금 편하게 살고 싶어서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 끝나고 되돌아 보니 아쉬움이 더 크다

'미스터 백' 종영 후 정석원의 가슴에 가장 크게 남은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오랜만에 한 작품이기 때문에 의욕도 컸고 부담도 컸지만 막상 끝내고 보니 자신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었던 화끈한 한방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속내다.

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


"극중 최고봉 회장 보며 공감도 가고 많이 느꼈다. 작품 처음 읽을 때 부터 최고봉 회장이라는 인물의 삶이 이해가 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척점에 있는 정이건이라는 인물이 멋져 보였다. 정이건이 최고봉회장에게 더 발끈하면 할 수록 극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1차원적으로만 다가간 것 아쉽다. 정이건이 조금 더 쎈 악역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정이건이라는 캐릭터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왜?' 라는 의문을 자꾸 되새기면서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노트에 질문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왜 이 호텔 갖고 싶어?' '최대한에게는 왜?' 등 제 스스로에게 묻는 습관이 이번 촬영하며 생겼다"

정이건이라는 인물은 야망으로 인해 스스로 자멸하는 캐릭터다. 정석원의 야망은 뭘까?

"제 야망이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열망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깊이 있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편안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것과 매력을 최상으로 끌어내 전달 하는 것이 제가 품고 있는 연기에 대한 야망이다. 10년이든 20년이든 대중과 가까이 하면서 존경하는 선배들처럼 연기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배우라는 직업은 작가의 대본안에서 연출의 디렉팅을 받는 사람인지라 어느 정도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공 있는 배우들처럼 그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모습을 나도 가지고 싶다. 나는 승부욕이 매우 강한 사람이다. 당장 눈앞에 도달 할 수 있는 목표 보다는 멀리 시간과 여유를 두고 달려가야 할 큰 목표가 내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바이고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야망이다"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백'의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자 배우 정석원의 또 다른 모습이 궁금해졌다. 정석원 인터뷰 ②는 다음으로 이어진다.

홍미경 기자 mkhong@

관련태그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