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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의 ‘위플래쉬’ vs ‘과정’의 ‘파울볼’ 과연 누가 진짜 스승일까?

‘결과’의 ‘위플래쉬’ vs ‘과정’의 ‘파울볼’ 과연 누가 진짜 스승일까?

등록 2015.03.23 10:14

김재범

  기자

‘결과’의 ‘위플래쉬’ vs ‘과정’의 ‘파울볼’ 과연 누가 진짜 스승일까? 기사의 사진

지독한 리더십, 혹은 지독한 지도자. 둘 중 누가 더 참된 진짜 스승일까. 두 편의 영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다.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과 해체된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감동 실화를 그린 다큐멘터리 ‘파울볼’, 그리고 천재드러머와 그를 몰아세우는 광기의 선생님이 벌이는 대결을 그린 아카데미 3관왕 수상작 ‘위플래쉬’가 주인공이다. 두 영화는 각기 다른 지독한 리더십을 그리고 있어 참된 지도자상의 모습을 떠 올리게 한다.

먼저 최근 극장가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인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 ‘앤드류’와 그의 광기를 자극해 폭발직전까지 몰아치는 ‘폭군’이자 ‘독재자’ 스타일의 선생 플렛처의 대결을 그린다. 음악 영화는 최근 할리우드의 새로운 트렌드 가운데 한 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장점을 과감하게 버리고 두 인물이 벌이는 팽팽한 심리 대결을 압축 전달한다. 때론 심리적 공포감이 극대화 돼 관객들로 하여금 장르적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오롯이 영화 속 두 인물 ‘앤드류’와 ‘플렛처’의 대결에서 온다. 위대한 드러머를 꿈꾸는 앤드류를 플렛처는 숨조차 쉴 수 없는 극한의 공포로 밀어 넣고, 정신적인 압박과 더불어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육체적인 한계 상황까지 몰아세우며 극한의 경험을 이르게 한다. 이는 최고가 되고자 하는 제자의 오기를 북돋고 자극하는 플렛처만의 독특한 지도법이다.

하지만 ‘파울볼’은 비슷하면서도 완벽하게 반대에 선 지도자로 잠재된 재능을 일깨워주는 지도 방식을 보여 준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계에선 완벽한 이분법으로 평가를 받는다. ‘야신’이라 추앙받으면서도 ‘야인’으로서 주류 야구 인사들의 배척을 동시에 받는다. 김성근 감독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노구의 김 감독은 이를 시행착오의 연속으로 여기고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김 감독은 어떤 면에선 ‘위플래쉬’의 ‘플렛처’와 너무도 닮아 있다. 지옥의 펑고(수비 훈련을 위해 배팅볼을 직접 쳐주는 것)로 대표되는 김성근식 훈련법은 야구계의 유명한 훈련법 가운데 하나다. 한 번 시작하면 수백 번을 반복해 극한의 경험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를 경험하면 체력은 물론 정신적인 면에서도 선수들은 단단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리더가 사라진 이 시대에 냉철한 판단과 뜨거운 열정을 동시에 가진 야신 김성근 감독은 진정한 리더의 표상으로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다.

두 명의 다른 지도자가 극장가를 휘어잡고 있다. ‘위플래쉬’ 속 플렛처의 폭군 스타일도 주목을 받고 있고, ‘파울볼’의 김성근 감독이 보여 준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도 방식도 주목을 끈다.

물론 두 인물 모두 제자를 사랑한 마음은 똑같다. 누가 진짜 ‘참’ 스승에 가까울지는 모른다. 관객들의 선택이 어떤 스승에게 쏠릴지 궁금하다. ‘결과’이 플렛처일지, ‘과정’의 김성근일지.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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