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노조연대 출범으로 임단협 난항 예상
국내 조선 ‘빅3’가 근심에 빠졌다. 최근 체질 개선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달 임금 및 단체협상까지 앞두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사업구조 개편을 구상 중이다. 조선업계 불황이 쉽게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자 본원의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에서다.
여기에 조선 노조연대 출범으로 노조 측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사무직과 여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또 한 차례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2월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에 이관한 데 이어 현대기업금융·현대기술투자·현대선물 등 3개 금융계열사에 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업체와 하이투자증권 등 기존 계열사의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종합상사는 지난달 이사회를 갖고 사업연관성이 적은 해외무역·자원개발 부문과 브랜드·식료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새 법인을 세우기로 결의했다.
지난해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사업부 통폐합 등 조직개편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노사 대립으로 이어졌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임금협상을 두고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 4월 노조 측이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통상임금 등 일부 내용에 대한 노사간 의견차로 상견례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권오갑 사장이 담화문을 통해 더 이상의 정리해고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일각에서는 사업개편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앞으로의 방향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달 정성립 신임 사장 체제에 돌입한 대우조선해양도 비주력 계열사 정리를 검토 중이다.
대우망갈리아중공업,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드윈드, 대우조선해양트렌튼, 대우조선해양건설, FLC 등 6곳이 거론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조선업과 관계 없거나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업체들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그간 애물단지였던 계열사를 떨어냄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는 정성립 사장이 테이블에 앉는다. 대우조선 노사는 지난달 상견례를 갖고 교섭에 돌입했다. 다만 당시에는 취임 전이었던 정 사장이 협상에 참여하진 않았다.
현재 정 사장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르쉬핑(Nor-Shipping) 2015’ 참석차 자리를 비웠다. 귀국 이후인 6월 중순경 노조와의 일정을 잡고 공식적인 협상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풍력발전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 이외에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이 회사는 유럽 연구개발 센터를 정리했지만 사업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올 3월에는 강원도 정선 육상풍력단지 설치와 관련한 인허가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양사는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넘어서며 무산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맞물려 삼성중공업도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나서서 합병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양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임단협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조연대는 지난달 30일 거제에서 출범식을 갖고 고용안정와 제도개선을 위해 국내 9개 조선소 노조가 한 목소리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대해 사측에서는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개별 노조’이기 때문에 노조연대가 영향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출범 첫 해이니 만큼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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