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를 달리다 알뜰주유소를 발견하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주유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반주유소를 발견했는데 기름값이 더 싼 경우다.
그동안 각종 조사에서도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이 일반주유소와 비교해 결코 싸지 않다는 결과 왕왕 나오기도 했다.
특히나 기존 주유소의 신용카드 제휴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을 활용하면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다반사다. ‘알뜰하지 않은 알뜰주유소’라는 인식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 같은 알뜰주유소의 배신은 석유공사의 영향도 있다. 석유공사는 통합입찰을 통해 공급사를 선정한 뒤 유통마진을 남겨 고속도로주유소에 판매하고 있다.
유류 수송마저 정유사 또는 주유소가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석유공사는 물류비도 투입하지 않는다. 석유공사의 역할이 ‘단순 중개’에 그치는 것이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단순 중개를 통해 리터당 평균 20~30원의 중간 마진을 챙기고 있다. 석유공사가 챙기는 마진은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알뜰주유소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정부가 굳이 계속해서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국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이 대부분 알뜰주유소가 아닌 정유사 브랜드의 차지다. 업체간 자유로운 경쟁이 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알뜰주유소 공급사 선정도 더 이상 정부가 주도할 필요가 없다. 사업자가 정유사와 직접 협상을 해도 어차피 정유사간에 경쟁을 하면서 공급가를 낮출 수 있다.
여기서 정부는 불공정거래가 없도록 감시하는 역할만 충실히 하면 된다. 이제라도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알뜰주유소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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