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설비 증설 완료해 생산능력 2배↑···가동률 100% 24시간 생산 중
“배터리 사업은 포기하지 않겠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의 사업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운영 효율은 가장 뛰어나다고 본다. 현재 공장이 풀가동 중이며 증설 후에도 빠른 시간 안에 가동이 늘어날 것이다.”
지난 5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이후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29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자존심인 서산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찾았다. 충남 서산 오토밸리에 위치한 배터리 공장은 약 23만1000㎡(7만평) 부지에 소재를 혼합하는 유틸리티(Utility) 구역, 전지를 생산하는 ‘전지조립동’과 ‘화성동’,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기 위한 ‘팩 조립동’ 등으로 이뤄졌다.
실제 사용되는 부지는 1만7000평 정도이며 남은 땅은 확장을 고려해 남겨둔 상황이다. 이 공장에는 약 40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공장 설비를 기존 대비 두 배 규모로 증설하는 공사를 마치고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연산 1만5000대 분량(300MWh)에서 2배 가량 늘어난 전기차 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700MWh)의 설비를 확보하게 된 것. 대전 GT(기술원) 내 100MWh를 포함하면 생산 가능한 규모는 총 800MWh에 달한다.
특히 배터리 공장 증설은 정철길 사장이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CEO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 결정한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37년만에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투자를 결정했던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과 자사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둘러본 곳은 전극을 생산해 배터리 셀로 만드는 ‘전지조립동’과 완성된 셀에 충전과 방전 과정을 반복하며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화성동’이다. 현장에 들어가니 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가동률 100%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이 곳 관계자가 설명했다. 보안상 일부 구역은 외부에서 지켜봤지만 기계 가동으로 인한 소음이 거의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로부터 공장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극, 조립, 화성, 팩 4단계의 생산 공정에 대해서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전극 공정은 원자재가 전지의 성격을 갖도록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양극과 음극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양극)과 구리박(음극) 양면에 분말 형태의 캐소드(cathode)와 애노드(anode)를 섞어 액체 형태로 만든 ‘슬러리(slurry)’를 얇게 코팅하고 기기를 통해 건조시킨다.
조립 공정에서는 전극 공정에서 만들어진 두 종류의 전극에 대한 결함 여부를 검사하고 이를 일정한 크기로 자른 후 다시 ‘양극-분리막-음극-분리막’ 순서로 번갈아가며 100~150장을 쌓으면 전지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분리막을 사용하는 이유는 양극과 음극이 물리적으로 붙어 있지 않아야 전지의 성능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을 전해액과 함께 알루미늄 호일로 진공포장하면 태블릿 PC 크기의 파우치 형태 배터리 셀이 된다.
완성된 배터리 셀은 화성동으로 옮겨져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는 네 단계에 걸쳐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공정에서 생겨난 가스를 제거하고 내부전압(OCB)도 체크한다.
또한 약 40℃의 보온룸과 상온 에이징 룸에서 일정시간 보관하는 등 숙성 단계를 거치면 최종 제품이 완성되며 팩 공정으로 이동해 자동차 업체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과정을 거친다.
통상 하나의 배터리가 나오기까지는 약 14일이 소요된다. SK이노베이션은 생산과정에서 습도와 가스·크기·무게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QR코드로 제조 이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체계적인 사후 관리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기아자동차 전기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증설도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며 하반기에는 유럽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특히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배터리는 순수전기차용 제품이다. 이 회사는 향후에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EHV)용 배터리를 만드는 데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 환경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BEV)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 회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6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이 2020년까지 누적 기준 5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발판으로 2017년 중국 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김유석 배터리 사업부장 상무는 “현재로선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지만 2018년에는 반대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향후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지는 건 물론 가격도 이상적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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