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전계열사 시행 발표···노측 반대 입장 밝히며 향후 진통 예고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내년부터 임금피크제 도입도 추진하면서 노사 관계에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방침을 확정하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공기업보다 먼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임금피크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가 지난 11일 “내년부터 모든 그룹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행하는 것은 정년연장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이를 통해 청년채용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회사별로 노동조합 등 근로자대표와 임금피크제 적용 범위 및 방식에 대해 협의를 시작하고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가장 큰 난제는 현대차 노조의 임금피크제 승인 여부다. 조합원 수가 4만8000명에 달하는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그룹 노사 관계의 바로미터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피크제를 도입에 합의하면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가 한층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임금삭감 없는 정년연장’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임금피크제를 선뜻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현대차 노사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지난 11일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현대차 대표냐”며 반발하고 “청년실업은 대기업이 투자를 안 해서 생긴 문제”라며 사측 제의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칫 노사 간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임단협 교섭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이 차례로 무분규로 일찌감치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아직까지 임단협 교섭이 언제 마무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는 노사의 이견이 적지 않아서 교섭이 타결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1일 재개된 16차 교섭에서도 노조는 요구사항을 사측에 전달하고 사측은 이를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논의까지 진행하게 되면서 자칫 노사 관계가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 및 단체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그동안 주 2회로 진행하던 교섭을 3회로 늘리기로 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 인상(기본급 대비 7.84%)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범위 확대 ▲주간 2교대 8+8시간 조기 시행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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