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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포기한 제약사 ‘광동제약’

제약 포기한 제약사 ‘광동제약’

등록 2015.08.24 14:55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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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제약사 중 8위지만 의약품 비중은 고작 15.7%

제약 포기한 제약사 ‘광동제약’ 기사의 사진

광동제약이 본업인 제약사업보다 음료사업에 집중하며 제약사 간판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광동제약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9% 늘어난 270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사 중 8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제약사라는 간판은 무늬에 불과하다. 광동제약의 사업은 크게 ▲약국영업 ▲병원영업 ▲유통영업 ▲생수영업 ▲기타로 나뉜다. 그중 매출이 가장 많은 부분은 생수영업, 즉 ‘제주삼다수’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올 상반기 매출이 826억원으로 전체 중 30.5%를 차지했다.

또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를 판매하는 유통엽업이 그 뒤를 이었다. 광동제약은 상반기에만 이 두 제품으로 659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24.3%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특히 비제약 부분인 이 두 사업의 매출은 광동제약 매출의 절반이 넘는 54.8%에 달한다.

게다가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광고비는 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억원)보다 23.1% 늘었다. 생수와 음료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광고비 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제약사업은 제약사에 맞지 않는 기록을 남겼다. 약국영업 매출은 35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3.1%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문의약품이 주를 이루는 병원영업의 매출은 71억원(2.6%)에 그쳤다. 이는 다른 제약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며 제약사업보다는 음료사업에 더욱 치중하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제약 사업이 완전히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R&D 투자비용은 32억원이다. 매출의 1.2%다. 이는 상위 10대 제약사의 R&D 평균 투자비율인 9.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며 국내 제약사 평균인 6.5%보다도 적다.

광동제약의 지난 3년간 R&D 비율 역시 2012년 1.6%, 2013년 1.2%, 2014년 1.1%였다. 이런 이유로 광동제약은 지난 6월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아울러 광동제약의 종속회사 중 제약사업과 관련된 업체는 광동지엘에스 단 하나뿐이다. 그나마 이 회사가 진행하던 의약품 원료도매업도 중단된 실정이다. 또 2010년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하던 치매 치료제 개발도 보류되는 등 2010년 이후 의약품 부문에서 성과를 보인 일 역시 전무하다.

물론 광동제약이 제약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광동제약은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발표한 후 의약품 사업 부문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GSK의 8개 백신 품목을 도입하고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영업인력을 대거 채용하며 백신사업부를 신설했다. 최근 오렉시젠과 다케다제약이 공동으로 개발한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도 도입했다.

그렇지만 이 역시 단순한 유통사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의약품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코마케팅을 추진한 결과일 뿐이며 기존에 없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곧바로 실적이 증가하거나 밀려난 제약사업이 본업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게다가 아무런 노력 없이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을 도입하는 것은 의약품유통업체와 다를 바 없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음료사업에 매진하면서 늘 제약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실적과 광동제약의 행보는 유통회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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