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의 수교 25주년에 대한 평가로 양적 성장은 이뤘으나 질적 성장은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수출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은 30일 이러한 내용의 ‘한·러 수교 25주년, 이대로 괜찮은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러 양국은 1990년 9월 30일 수교를 맺은 이후 수출과 수입이 각각 86배, 209배 증가했다. 전체 무역액은 134배 뛰었으며 지난해 기준 러시아는 한국의 12위 수출국, 11위 수입상대국이 됐다.
수교 초기에는 의류, 섬유 등 노동집약 품목이 주로 수출됐으나 2000년대 들어서 유·무선통신기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이 늘었다. 최근에는 자동차 및 부품 등으로 수출 품목이 다양화됐다.
다만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수출비중 및 시장점유율 등은 정체 또는 감소하는 등 질적 성장은 다소 미흡했다.
한국은 러시아 수입시장에서 2006년 4.7%(5위) 달성 이후 감소하며 2014년은 3.1%(9위)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2000년 3.1%(8위)에서 2014년 17.7%(1위)로 성장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한 투자 정체로 지속적인 수출 증가의 한계가 왔다고 주장했다. 2015년 상반기까지 한국의 러시아 투자 누적액은 22억4000만달러로 전체 해외 투자의 0.4%에 불과했다. 한국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 역시 수교이후 1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러시아 수출은 중간재가 41.6%를 차지하는 구조이지만 투자를 통한 수출 증대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보고서는 양국 관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 투자 확대를 통한 수출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저유가와 서방의 제재로 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 경제가 회복할 때를 대비해 시장점유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권역별·소득별로 차별화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스크바(1200만), 상트페테르부르크(510만) 등 유럽러시아지역은 러시아 총인구의 약 82%가 밀집돼 있어 소비시장으로서 공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인구는 적지만 자원이 풍부한 극동 러시아는 푸틴 정부의 신동방정책과 맞물려 인프라 건설 및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러시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통상환경 개선하고 무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상호보완적인 무역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관세 철폐 시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세종=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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