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살리려 목숨 걸고 고군분투했던 사람들의 현실은 너무도 가혹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먹먹한 한 회를 가득 채웠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금토 미니시리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 제작 ㈜SMC&C)에서는 재난의 영웅들한테 닥친 고통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들며 가슴 먹먹한 슬픔을 전했다. 그들의 아픔에 브라운관은 눈물로 물들었다.
처참한 현실에서 희망의 상징처럼 보였던 이해성(김영광 분)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증세를 보이는 외상 후 장애에 시달렸다. 손이 떨렸고, 식은 땀을 흘리며 호흡 곤란을 느끼기도 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환자들을 내 목숨처럼 나서서 수술하고 구했던 그에게 일어난 일 치고는 너무도 가혹했다.
또한 가장 살리고 싶었던 환자의 수술을 실패하며 오열하고 말았다. 지진이 나기 전 자신의 몸 중 유일하게 성한 안구를 기증하겠다며 기증센터를 찾던 지원. 지원에게 미래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던 해성은 지진의 폐허 속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그를 다시 만나고 안타까워했다.
미래병원 회장 아들인 지원의 수술을 맡게 된 해성은 흉부외과 의사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직접 흉부외과 수술을 시도했다.
모두 반대했지만, 그대로 둬도 죽을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해성은 “나는 포기 안 한다 약속했다. 우주고 바다도 보여준다고 했다”며 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았던 지원은 죽었고, 그 모든 책임은 그에게 떠넘겨졌다. 그를 원망하는 지원의 엄마 앞에서 그저 아무 말 없이 흐느껴 울기만 하는 이해성의 모습은 보는 내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119 소방대원 최일섭(김상호 분)은 딸이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누워있는 모습에 오열했다. “도대체 연락도 안 되고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며 울부짖는 아내 옆에서, 남의 가족을 지키느라, 구하느라 정작 자신의 딸한테는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 자신을 원망이라도 하는 듯 눈물만 흘리며 서 있을 뿐이었다.
이 같은 현실적인 상황묘사는 시청자들에게 먹먹함을 주었다. 사람을 살리지 못한 의사의 죄책감과 열악한 환경에서 씻을 틈도 없이 제 목숨 바쳐가며 누군가를 구해내려고 노력한 소방관이 정작 자신의 가족은 구하지 못했을 때의 처절한 아픔은 보는 내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들의 애환과 아픔, 마음 속 생채기가 드러나며 과연 참혹한 재난 속에서 누가 누구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특히 예고편을 통해 박건(이경영 분)이 어떻게든 이해성의 의사 면허증을 박탈하려고 작정하고 나서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이해성의 미래와 재난의 수습이 어떻게 전개 될지 관심을 증폭시켰다.
한편 JTBC 금토 미니시리즈 ‘디데이’는 서울 대지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로 오늘(24일) 오후 12회가 방송된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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