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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의 神’ 롯데 신동빈, “이 와중에도···”

‘베팅의 神’ 롯데 신동빈, “이 와중에도···”

등록 2015.10.30 10:40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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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중 삼성 화학 계열사 3조원에 인수평소 M&A 귀재로 불리며 빅딜 성사시켜이번 인수 통해 여전한 저력 과시이번 빅딜 통해 종합화학기업으로 발돋움유통·서비스와 화학 양 날개를 신성장동력으로

‘베팅의 神’ 롯데 신동빈, “이 와중에도···” 기사의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해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롯데그룹은 30일 오전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화학업계 최대 규모인 인수가 3조원의 초대형 양수도 계약으로 이는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M&A이기도 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롯데그룹은 삼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31.5%(삼성 BP화학 지분 49% 포함)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신설 법인의 지분 9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다만 삼성SDI 분할신설 법인의 지분 10%는 삼성SDI에 남겨 양사 간 전략적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다음 달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 이사회와 내년 2월 신규 법인 설립이 이뤄지면 실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인수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진 상황에서 신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신에게 롯데그룹을 성장시킬 능력이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는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본인의 말과도 일치하는것으로 흔들림 없이 롯데그룹을 키워갈 경영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와 함께 이번 인수는 평소 M&A 귀재라 불리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 회장은 그동안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M&A를 이어왔다.

우선 1990년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을 통해 경영에 처음 참여해 각별한 애정이 생긴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M&A가 있다

신 회장은 2000년대 들어 석유화학 분야를 성장동력으로 판단, 롯데대산유화(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해 롯데를 석유화학산업의 강자로 올려놓았다. 이후 2009년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의 합병에 이어 2012년에는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을 합병해 롯데케미칼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또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신 회장은 2009년 영국 아테니우스사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과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생산 설비를 인수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2010년에는 1조5000억원을 들여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석유화학회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했다.

이 외에도 지난 6월에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를 건설키로 합의,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8월에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서 부타디엔고무(합성고무의 일종)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M&A는 유통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 회장은 2008년과 2009년 사이 사업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의 대형마트인 Macro를 39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중국 타임스와 AK면세점을 손에 넣었다. 식품사업에서는 네덜란드계 초콜릿 회사인 길리안과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등을, 금융사업에서는 코스모투자자문과 교통카드서비스업체인 마이비 등을 인수했다.

특히 2009년 이후에는 1조 이상의 대형 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M&A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1조3000억원을 들여 GS리테일 백화점·마트부분을 인수했고 2012년에는 롯데하이마트를 1조2480억원에 사들였다.

게다가 신 회장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업체인 KT렌탈을 1조200억원에 인수해 렌터카산업의 리더로 한 번에 도약했다. 또 지난 5월 말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The New York Palace Hotel)을 약 8920억원에 사들여 호텔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신 회장은 이번 빅딜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을 유통·서비스업과 함께 그룹의 양 날개로 성장시키겠다는 심산이다. 화학 분야가 유통·서비스업과 함께 롯데그룹의 큰 축으로 꼽히긴 했지만 그동안 전자소재나 정밀화학 부문에서 다소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롯데그룹은 규모 면에서 단번에 몸집을 불렸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4조9000억원으로 이번에 인수하는 3개사의 매출 4조3000억원을 합치면 화학분야 매출 규모는 2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사업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이번 계약으로 석유화학 분야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케 됐다. 즉 석유화학에 이어 정밀화학 분야에 새롭게 진출해 종합화학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된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공격적인 사업 추진으로 성과를 만들어왔지만 다소 약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인수로 포트폴리오를 크게 강화하게 됐으며 수익성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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