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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입주대란→집값폭락’ 적색등

‘미분양→입주대란→집값폭락’ 적색등

등록 2015.11.17 07:59

수정 2015.11.18 15:19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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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전세난·초저금리에 너도나도 공급내수 떠받친 부동산···韓경제 뇌관 불보듯

‘미분양→입주대란→집값폭락’ 적색등 기사의 사진

최악의 전세난과 초저금리 주택담도대출로 2006년 호황기 수준의 주택 매매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는 주택시장에 최대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공급 과잉’ 공포다.

특히 건설사들이 ‘물들어올 때 노젓기’식으로 앞다퉈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서면서 지난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신규분양과 인허가가 급증했던 2007년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이 수요보다 훨씬 많이 공급돼 향후 집이 남아 돌면서 시세가 폭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수출 대신 경제를 떠받치던 내수회복 주역인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한국경제호 침몰을 불러 올 가능성이 크다.

◇올 50만가구 분양 정설로

공급과잉은 이미 현실이 됐다.
국토교통부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역대 최고 수준인 70만가구, 분양 물량은 5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올해 9월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54만14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7%나 늘었다.

분양물량도 올 9월까지 33만561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이 비해 52.2% 늘었다. 그런데 정부(국토부)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예상한 연간 국내 주택 총수요는 39만(수도권 22만 가구)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인구구조, 가구수 변화 등을 고려해 판단한 연간 주택수요보다 올해만 보더라도 10만가구가 ‘과잉’이라는 얘기다.

미국 금리인상 등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좋은 틈을 타 주택건설업계가 신규 공급 물량을 마구잡이로 쏟아낸 결과다. 여기에 최악의 전세난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앞 다퉈 내 집마련에 나선 것도 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양시장이 과열되면서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리는 단기 투자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공급 과잉에 일조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 분양자들이 1~2년내 전매권을 대거 내놓을 경우 이는 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

지난해 전국 주택거래량의 24.7%는 분양권 전매로 집계된 상황이다. 분양시장 활황기인 2006년 15.6%보다 9%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해 7월 기준 전국 분양권 거래도 22만2070건으로 전체 주택거래량의 30%에 달하는 등 적신호로 인식되고 있다.

◇고분양가+밀어내기, 2007년 데자뷰

고분양가 경쟁도 재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는가 하면, 부산 해운대구에서 공급한 고급 주상복한 펜트하우스는 3.3㎡당 7000만원 대의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나온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992만원으로, 지난 2000년 이후 연간 평균 분양가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971만원)와 비교해도 47%나 뛰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좌시해선 안되다고 강조한다. 수요를 잃어버린 공급과잉은 필연적으로 집값하락으로 귀결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통계자료를 보면 2005년 1월 69.7이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13년 3월 기준 100.0)가 2006년 1월 74.3, 2007년 85.05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2008년 1월 86.1로 상승세가 꺾인 이후 답보상태에 들어선다. 2008년 9월 89.3까지 올랐다가 2009년 1월 87.4로 하락한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조정기를 겪은 것이다.

이후에도 보합세를 보이던 매매가격지수 곡선은 2011년에 들어서야 오름세를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돼 2007년 일시적으로 공급이 몰린데다 2008년 금융위기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이 정체된 것이다.

당시 과도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무주택자들이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급증과 집값 급락으로 하우스푸어로 전락했고, 계약자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못하며 입주대란이 벌어졌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대거 떠안으면서 재무상태가 급속히 악화돼 퇴출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사례로 봐도 그렇다. 최근 수년째 분양시장의 꽃으로 불리우던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2014~2015년 3만1456가구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2010~2013년 매년 5%이상 뛰던 집값이 2014년 -0.1%로 조정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업계에선 아파트 공급량이 실제 시장에 반영되는 2~3년를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공급 폭탄 물량이 시장에 반영되는 시기에 가격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분양가로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 그 리스크는 더 커진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5년 25만2000여가구 ▲2016년 26만9000여가구 ▲2017년 28만4000여가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17년 12만6000여가구로 2016년(10만5000여가구) 대비 19%가량 늘어난다.

◇금리인상發 집값폭락 가능성↑

집락폭락 현실화 우려는 한국경제에도 위기신호로 인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에 대해 주엔진(수철)이 고장나 보조엔진(내수)으로 간신히 저공비행(저성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빗대어 설명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주택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폭락 사태 등 건설·부동산 경기마저 꺼지면 내수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조선, 철강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이 조단위의 적자다. 열심히 벌어도 이자조차 못내는 좀비기업들이 30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뇌관이 여전하고, 조만간 미국 금리인상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한은 마저 금리를 올린다면 금리인상發 경제위기는 부동산을 넘어 한국경제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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