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예쁜건 지금이에요. 연기를 열심히 해왔고 좋은 작품을 만나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지금이 가장 예쁘고 소중해요.”
‘그녀는 예뻤다’로 연기의 참 맛을 알게 된 배우 황정음은 눈부시게 예뻤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에메랄드홀에서 황정음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 연출 정대윤) 종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황정음이 참석해 취재진과 만났다.
‘그녀는 예뻤다’는 주근깨 뽀글머리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혜진과 ‘초절정 복권남’으로 정변한 성준, 완벽한 듯 하지만 ‘빈틈 많은 섹시녀’ 하리, 베일에 가려진 ‘넉살끝판 반전남’ 신혁,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 황정음-박서준-고준희-최시원 등이 출연했다.
극 중 황정음은 어린 시절 찬란하게 빛나던 주인공 인생을 살다가 서른이 된현재 누구 하나 거들떠 봐주지 않는 엑스트라 인생을 살고 있는 김혜진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이날 황정음은 환한 얼굴로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다. 첫 회 시청률 4.8%로 출발해 15.9%로 막을 내린 ‘그녀는 예뻤다’는 수목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고된 촬영 일정이었지만 좋은 드라마 성적 만큼 황정음의 얼굴은 밝았다. 올해 ‘킬미 힐미’ 이후 두 번째 만남이었다. 어느 때보다 밝은 얼굴로 취재진 앞에 앉은 황정음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녀는 예뻤다’가 많은 사랑을 받고 무사히 촬영을 마쳐서 감사하고 행복해요. 하루에 한 시간 밖에 못자면서 촬영했어요. 고된 일정에 ‘빨리 작품이 끝났으면’하고 바란 적도 있지만 이젠 혜진이가 사랑스러워서 보내기 싫어요. 언제 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어제 마지막 방송을 시청했어요.”
드라마 시작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쉬고 싶었다’는 황정음은 종영 이후 ‘하기를 잘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발에 꼭 맞는 드라마를 통해 황정음은 로코퀸의 저력을 입증하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충족시켰다. ‘황정음다움’을 표현한 데는 조성희 작가의 극본이 큰 역할을 했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조성희 작가는 누구보다 황정음을 잘 알고 있는 존재였다.
“처음 1회 대본을 받아보고 자일리톨 껌을 앞니로 오해하는 씬을 읽고 웃음이 터져서 작품을 하겠다고 했어요. 앞서 ‘하이킥’을 통해 조성희 작가와 호흡을 맞췄기에 신뢰가 컸죠. 조성희 작가가 집필하지 않았으면 작품을 하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작가님이 저와 호흡이 잘 맞아요. ‘하이킥’ 작업하면서 참 행복했어요. 그렇지만 ‘하이킥’ 끝나고 가벼운 작품을 하지 않으려고 힘들게 달려왔는데 다시 가벼운 걸 해도 괜찮을까 망설이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즐겁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었죠. 타이밍이 잘 맞았어요.”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16회 작품을 여주인공으로서 무사히 이끌어 온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 팀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청률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지난 2개월, 어떻게 달려왔을까.
“처음에 시청률이 4.8%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작가님이 대본을 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제가 들어가는 작품은 무조건 잘된다는 생각으로 임해요. 일종의 자신감이죠. 그래서 걱정하지 않고 즐기는 편이에요. 시청률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작품은 배우 한 명만 잘해서 되는 작업은 아니잖아요. 특히 황석정-신동미 선배한테 감사드려요. 캐스팅도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진행이 쑥쑥되어 편했어요. 각자 자리에서 한 명도 어긋남 없이 자신의 역할을 했죠. 그래서 잘 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에요. 2013년 방송된 KBS2 ‘비밀’과 현장 분위기가 비슷했어요. 당시 느낌을 받았죠. 서로 아껴주며 욕심 내지 않고 갔던게 비슷했어요.
극 중 황정음은 목이 늘어난 티를 입고 뽀글머리에 주근깨를 덕지덕지 찍고 등장했다. 예쁨을 포기하고 망가짐을 불사한 황정음의 모습은 신선했고, 이에 시청자는 박수를 보냈다.
일명 ‘못생긴 여주인공이 성공한 최초의 드라마’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드라마 도중 황정음이 예뻐지긴 했지만 시청자들은 예쁜 황정음 보다 망가진 황정음을 그리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생각했던 모습보다 훨씬 더 망가졌어요. 촬영하면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했지만 작가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했죠. 시청자들이 못생긴 제 모습에 채널을 돌리면 어쩌나 싶어서 못생겼지만 성격은 쾌활하고 자신감 넘치는 설정을 해봤어요. 그런 표현에 디테일을 살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어요. 못생긴 얼굴이 어느새 예뻐보이기 까지 하더라고요.”
‘그녀는 예뻤다’는 종영을 앞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결말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성희 작가의 전작 속 복선을 통해 ‘그녀는 예뻤다’ 속 복선과 대조하며 새드엔딩에 대한 예측이 쏟아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끝난 후 의미심장한 장면을 토론하며 결말과 연관성이 있는지 예상했다. 그만큼 ‘그녀는 예뻤다’의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황정음은 어땠을까.
“다들 결말을 궁금해하시는데 저는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제가 의견을 내다보면 작품이 산으로 갈 것 같았어요. 감독님께 의견을 내기가 조심스러웠죠. 그래서 이야기를 안했어요. 믿고 가는거죠. 그렇지만 제목이 ‘그녀는 예뻤다’인데 새드엔딩으로 가기 보다는 해피엔딩이 좋을 것 같았어요. 제목이 참 좋았거든요.”
황정음은 ‘그녀를 예뻤다’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로맨틱코미디에 강한 모습을 입증했고,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또 망가짐을 불사하며 신선한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은 강렬했고 작품 제목처럼 예뻤다.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재미를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촬영이 힘들었지만 드라마를 계속 해야하는 이유가 생겼죠. 사랑도 많이 받았고 많은 걸 다시 얻은 느낌이에요.”
연말 시상식을 한 달 남짓 남겨둔 지금 이 순간. 황정음은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묻자 황정음은 겸손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손사례 쳤다. 올 연말,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황정음의 예쁜 미소를 볼 수 있을까.
“‘비밀’이 끝나고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그런데 욕심을 부려도 사람에게는 다 때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아등바등 살아왔어요. 그런데 굳이 아등바등하지 않을 때 좋은 기회가 찾아오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요. 지금 행복을 즐기기로 했어요. 대상을 수상하며 배우 인생의 정점을 찍는거잖아요. 그렇지만 저는 기대하지 않아요. 지성과 함께 후보로 거론되는 것 조차 영광이에요. 그렇지만 받으면 행복하겠죠? 하하”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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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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