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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박용만·신동빈’ 엇갈린 운명

동갑내기 ‘박용만·신동빈’ 엇갈린 운명

등록 2015.11.16 17:53

수정 2015.11.16 18:10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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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人和 기반 ‘형제경영’...면세점 사업 사활 걸어 최선〈BR〉신동빈-롯데家 진흙탕 경영권 싸움...안이한 면세점 사업 준비 패인 요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55년 양띠 동갑내기다. 특히 막연한 친구 사이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내면세점 사업권 선정 결과가 발표되면서 양사 수장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55년 양띠 동갑내기다. 특히 막연한 친구 사이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내면세점 사업권 선정 결과가 발표되면서 양사 수장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55년 양띠 동갑내기다. 이들은 막역한 친구 사이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내면세점 사업권 선정 결과가 발표되면서 양사 수장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이번 결과는 이들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의 기반이 되고 있는 부분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14일 시내면세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은 기존 호텔롯데의 소공점과 제2월드월드몰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호텔 면세점에서 호텔롯데 소공점과 신세계디에프, 두산으로 사업자가 재편된 것.

기존 제2롯데월드몰점을 박용만 회장의 두산그룹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두산은 황금알 사업으로 불리는 면세점 사업자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롯데·신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박용만.신동빈 ‘가화만사성’ 너무 다른 家風=박용만 회장의 두산과 신동빈 회장의롯데의 가풍은 차이가 크다. 어느 곳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양사의 기업이념이 다르기 때문. 하지만 최근 두산과 롯데의 분위기를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두산은 ‘인화(人和)’를 바탕으로 자율성과 합리성을 기업문화로 강조한다. 이른바 ‘형제 경영’으로 유명한 두산의 형제들이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은 3세 장남인 박용곤, 차남인 박용오, 3남인 박용성, 4남인 박용현을 거쳐 5남인 박용만 회장이 그룹을 맡고 있다.

지난 2005년 발생한 이른바 ‘형제의 난’은 둘째인 박용오 전 회장이 이런 그룹 전통에서 벗어나 과욕으로 인한 홍역을 치른 두산은 이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두산의 전통이 살아있는 한 특별한 문제없이 4세 경영 또한 형제경영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두산의 안정적인 그룹 문화가 대외적인 M&A, 시내면세점 추진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롯데는 진흙탕 형국이다. 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부자간 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일가는 국민 정서에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소수 지분으로 대기업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황제경영’이 지적되면서 롯데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롯데그룹의 정체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말이 어색한 이들 롯데 총수들에 대한 국민 정서는 한국기업이기 보다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영향까지 끼친 것. 이러한 논란이 시내면세점 심사 과정에서 각 위원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두산·롯데 시내면세점 선정에 임한 자세=박용만 회장은 시내면세점에 사활을 걸었다. 박 회장은 직접 동대문 상권을 살리겠다 의지를 명확하게 보였다. 박 회장은 면세점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임을 천명하고 숙원사업으로 점찍었다.

그는 이번 면세점 대전에 뛰어들며 사재를 털어 동대문 발전을 위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설립하는 등 지역 상권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보였다. 절실함을 읽을 수 있다. 이번 면세점 사업을 통해 박 회장은 그동안 주력한 중공업 등을 벗어나 그룹 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재와 유통사업을 다시 시작하며 중공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면세점사업으로 안정적인 캐쉬카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재무 부실에 대한 우려도 다소 덜 수 있게됐다.

이에 반해 롯데의 면세점 수성 실패에 업계는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신동빈 회장은 형 신동주 부회장과 법적 분쟁,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과 경영권 다툼, 기존 면세점 유지에 대한 안이한 태도는 업계뿐만 아니라 재계 곳곳에서 이미지 훼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다.

롯데는 면세점 사업자 재승인에 실패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며 막대한 투자비를 허비하게 됐다. 그만큼 제2롯데월드몰 면세점은 롯데입장에서는 전략요충지다. 롯데 잠실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4820억원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롯데 소공점, 장충동 호텔신라에 이어 세 번째다.?더욱이 지난 2004년(1510억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매출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롯데그룹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로 제2롯데월드몰로 낙점. 지난 1989년 1월부터 효자 역할을 담당한 잠실 롯데월드에서 지난해 10월 제2롯데월드몰로 옮기는 강수를 뒀다. 또한 인테리어 등 전체 이전 및 확장에 투자된 돈은 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롯데의 안이함이 면세점 탈락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 남겼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는 과감히 투자한 것. 하지만 2013년 대기업 독과점 반대 기류 등의 영향으로 관세법이 바뀌면서 기존 면세점 운영 업체 또한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신규 지원 업체들과 경쟁을 치러야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윤리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 100년 전통의 두산그룹은 타 기업이 흉내낼 수 없는 두산만의 문화가 있다. 그 중심에 박용만 회장이 있다. 롯데는 현재 대내외적으로 ‘사면초가’ 상황으로 신동빈 회장의 롯데가 분쟁이 지속된다면 그나마 남은 롯데에 대한 애정도 소비자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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