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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체 폄훼에 여성비하까지···‘롯데주류’의 헛다리짚기 1년

동종업체 폄훼에 여성비하까지···‘롯데주류’의 헛다리짚기 1년

등록 2015.12.08 12:37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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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소주 하향세인데 잇딴 신제품 출시···트렌드 못 좇아클라우드·처음처럼은 과장·여성비하 마케팅으로 구설수

시장 내 트렌드에 한 박자 늦는 등 롯데주류의 헛다리 짚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다른 주류업체들의 불만을 터뜨린 클라우드 광고. 사진=롯데주류 제공시장 내 트렌드에 한 박자 늦는 등 롯데주류의 헛다리 짚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다른 주류업체들의 불만을 터뜨린 클라우드 광고. 사진=롯데주류 제공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소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주류가 ‘헛다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주류는 퇴근 순하리 유자, 복숭아, 그린의 뒤를 이어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를 출시했다. 제품은 사과 과즙이 첨가된 소주 베이스 칵테일로 알코올 도수를 기존 순하리 제품들(14도)보다 낮춘 12도로 제조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롯데주류는 새로운 주류를 개발 중이다. 처음처럼, 순하리, 청하 등에 탄산수인 트레비를 섞어 만든 하이볼을 선보일 계획으로 연구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이들 3종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는 과일맛 소주 등의 시장 트렌드가 다시 일반 소주로 옮겨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출시돼 품귀현상까지 발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과일맛 소주가 여름을 기점으로 매출 하향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소주 전체 매출 가운데 과일맛 소주 비중은 ▲3월 0.1% ▲4월 2.1% ▲5월 7.2% ▲6월 8.8% ▲7월 12.9%로 정점에 올른 후 ▲8월 11.4% ▲9월 6.3% ▲10월 5.3% ▲11월 4.7%로 하락했다.

반면 일반 소주의 인기는 점차 회복됐다. 7월 87.1%에서 9월 93.7%, 11월 95.3%까지 올라섰다. 이는 다른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달콤한 과일맛 소주에 매혹됐던 애주가들이 소주 본연의 씁쓸한 맛으로 돌아온 셈이다. 또 이런 상황에서 출시된 롯데주류의 신제품은 이슈가 지나간 상황에서 반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볼 역시 이와 비슷한 시각이 많다. 이미 다른 주류업체들은 탄산주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트렌드에 맞는 경쟁력을 강화했다. 롯데주류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주가격 인상을 두고 눈치보기도 심각하다.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주류업체들의 가격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2위인 롯데주류만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주 가격 인상이 이슈로 다른 업체들이 언론의 십자포화를 받자 이를 피해가기 위해 일종의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3년전에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린 후 롯데주류도 잇따라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롯데주류는 공식 비공식적으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태풍이 지나가면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케팅을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한정판으로 내놓은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를 연령제한 없이 온라인에서 판매해 구설에 올랐다.

이 제품은 롯데주류가 인기 캐릭터인 스티키몬스터 모양으로 제작한 것으로 지난달 말까지 피규어, 전용 소주잔 등과 함께 온라인 카페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구입이 가능했다.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한 확인 절차 없이 제품을 살 수 있어 청소년도 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일부 판매자는 롯데주류의 블로거로 롯데주류 측으로부터 원고료를 받아 제품 관련 글을 올린 뒤 해당 제품을 재판매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올해 초 만 24세 이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주류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주류 광고 금지법 개정안이 주목받기도 하는 등 업계에서 청소년 음주 조장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맥주 클라우드의 방송광고 카피도 논란이 됐다. 롯데주류는 유명 배우 전지현을 앞세운 광고를 통해 클라우드 맥주를 ‘물 타지 않은 리얼 맥주’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제조방식의 차이일 뿐 클라우드도 물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허위 과장광고라는 비난을 받았다. 주류업계는 이 광고 때문에 클라우드를 뺀 나머지 맥주가 ‘물 탄 가짜 맥주’로 폄훼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2014년 ‘물 타지 않은 리얼 맥주’라는 카피를 내세워 클라우드를 출시했을 때 이미 논란이 된 적이 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을 권고하기도 했다.

처음처럼은 지난 9월 여성비하 마케팅으로 누리꾼들의 비난을 부르기도 했다. 롯데주류가 페이스북에 올린 10초 가량의 광고에서 ‘술과 여자 친구의 공통점. 오랜 시간 함께 할수록 지갑이 빈다’라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분노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시 롯데주류는 “마케팅 담당자가 부재 중일 때 홍보대행사 측이 허가 없이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역시 책임을 홍보대행사로 돌리는 ‘갑질 논란’으로 번졌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업계의 한 축인 롯데주류가 시장 사황이나 다른 주류업계와 엇갈린 행보를 가고 있다. 특히 잡음이 끊이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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