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1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배임죄 여부에 따라 집행유예까지 가능할 듯
1600억원대의 조세포탈과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운명이 내일(15일) 결정된다.
서울고법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15일 오후 1시 서울고법 312호 중법정에서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이 회장은 앞선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을 유죄로 봤으며 2심에서는 비자금 조성을 위한 604억원 횡령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다.
하지만 지난 9월 대법원 항소심에서 309억원에 달하는 배임 부분이 문제가 됐다. 당시 재판부는 이 부분이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라 배임죄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건은 파기환송돼 서울고법으로 돌아왔다.
이후 지난달 10일 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공판에서도 배임죄 부분이 쟁점이 됐다. 검찰은 파기환송 전 재판에서의 구형량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반면 이 회장 측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양형 결정에 반영할 것을 주장했다.
또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선대 유지인 창업보국, 미완성의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배임죄 여부에 따라 이 회장의 운명이 결정될 선고공판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임죄는 특경가법보다 형량이 낮기 때문에 이 회장에 대한 형량은 고법이 내린 징역 3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 집행유예까지 형량이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기도 하다.
만약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검찰이 재상고하지 않을 경우 이 회장은 자유의 몸이 된다.
게다가 이 회장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점도 선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인 2013년 8월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또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CMT)를 앓고 있어 건강이 좋지 못하다.
다만 사법부에 부담이 되는 부분들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재벌 총수들이 잇따라 집행유예를 받으며 재벌에 대한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생긴 반(反)재벌 여론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법원은 기업의 경영 공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현재의 여론 상황 등을 포괄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그룹 측은 이 회장이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저성장이 이어져 당장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총수의 복귀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CJ그룹은 오너 일가 2명과 전문경영인 2명 등으로 구성된 전문경영체제를 가동해 회사를 운영해 왔으며 내년 그룹 인사도 미루고 있다. 즉 오너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이 회장의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당분간 현재의 비상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그룹 인사 역시 소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