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농어촌, 돌아오는 농어촌 1. FTA 개방화 시대 대응책 마련
FTA대책특별위원회는 지방 차원의 FTA 대응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범 당시 지방으로서의 한계 등을 이유로 설립의 당위성과 실질적 역할 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현재 전문가들로부터도 민·관 협치의 성공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위원회는 그간 행정과 학계는 물론 기업인, 시민단체, 농어업인 등이 총 망라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행정과 현장의 간극을 메웠다. 또 청년리더 1만 명 육성과 친환경학교급식 정착 등의 굵직한 정책대안을 다수 발굴해 사업화하기도 했다.
주요국과의 FTA 체결과 쌀 관세화 등 국가적 현안(걸린 문제)이 있을 때마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중앙에 건의하는 등 상향식 의사전달의 통로역할도 충실히 해왔다.
도는 앞서 2007년 (재)농민사관학교를 열어 농촌전문가를 양성하고 있고 농어촌진흥기금도 현재 1,885억 원 이상을 조성했다. 또 경북형 마을영농을 확대하고 지역별 특화 농업자원을 융·복합해 고부가 6차 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농업의 경쟁력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FTA 대응 강화를 위해 ‘FTA 농식품유통대책단’을 개편해 꾸리기도 했다.
◆지방 정부 최초 FTA 대응전략 마련
도는 올 초 ‘FTA대응 경북 농·어업 경쟁력 제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지역 농어업의 내수기반 안정화 및 글로벌 경쟁체계 구축에 나섰다. 17일에는 한·중FTA 발효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경북농어업 희망지키기 10대 특별 대책’도 내놨다.
이 대책은 한·중FTA에 대응한 10대 품목에 대한 다양한 보호대책과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대(對) 중국 수출시장 개척에 보다 공세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농어가 소득의 안정화, 창조농어업 육성,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3대 목표도 함께 세웠다. 이를 위해 10년간 13조3천억 원이 투입되며, 2024년까지 현 1만4천 달러 수준의 농·어업 소득을 4만 달러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방 정부 차원에서는 최초로 구체화된 이 FTA대응 종합대책은 한·중 FTA체결로 인한 농어업인들의 심리적 피해와 불안감 가중에 따른 농어업분야 대책을 마련하라는 김 지사의 특별지시에 따라 만들어 진것이다. 경북농어업FTA대책특별위원회와 대구경북연구원 등이 민관 협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난해 초부터 마련해 왔다.
◆경북형 마을영농 성공적 안착
먼저 도는 고품질 안전 농수산물 생산을 목표로 생산의 안정화 및 품질의 고급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이 최초로 도입한 ‘경북형 마을영농’을 성공모델로 육성하고, 품목중심 규모화·조직화를 위한 ‘공동 경영체 500개소 육성’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 2013년 도입한 ‘경북형 마을영농’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경북형 마을영농 육성사업은 도가 농촌 고령화 등의 위기에 대응해 일본 집락영농(集落營農)을 전략적으로 수정·도입한 영농시스템으로 지난해까지 8개 마을에서 추진되고 있다.
경북형 마을영농의 핵심은 기존 개별농 중심의 농업 생산체계를 공동체 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행 개별소유·개별영농을 마을단위 공동경영으로 전환해 농지와 농기계 등 생산수단을 함께 이용하고, 노동력은 한 곳으로 집중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사업 초기에는 현장 농업인들조차도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지만 그간의 성과는 성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기계의 공동이용을 통해 개별 농기계 구입비용을 줄이고, 공동 유통계약을 통해 판로도 함께 개척하는 등 부수적인 경제효과도 상당하다.
개별로 하던 벼 육모 준비 등이 공동으로 이뤄짐에 따라 노동의 효율성도 크게 높아졌다. 이렇게 발생한 남는 노동력은 인근 농공단지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거나, 다른 소득 작목 경영으로 이어져 부가적인 소득 창출을 가능케 하고 있다.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 공동체 회복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개별로 농사를 지을 때는 농번기에 서로 얼굴보기도 어려웠지만 마을영농을 통해 공동취사, 공동작업 등이 상시화 되면서 주민간의 소통과 화합지수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들로 인해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도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문경 신전마을의 경우, 첫 해 벼 70ha로 시작했으나, 작년에는 92ha로 늘어났다. 나머지 2개 마을에서도 주민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도는 경북형 마을영농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보고 앞으로 컨설팅 등을 통해 문제점 보완에 힘쓰는 한편, 앞으로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어촌 경영안정 강화
농어업인 자립경영을 위해서도 시책들이 도입된다. 자주재원인 ‘농어촌진흥기금’을 2024년까지 2,700억 원으로 확대 조성하고, 재해보험의 확대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우수 자조금 조직 육성, 직불제의 내실화 등을 통해 농어업인의 소득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도는 내년에만 농어촌진흥기금으로 550억 원을 지원한다. 농수산물 생산과 가공을 통해 소득을 높이고자 하는 농어업인,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등 농어업 단체를 대상으로 개인은 2억 원 단체는 5억 원 한도 내에서 최저 금리 수준인 1.0% 이자로 지원하게 된다.
사용용도에 따라 운영자금(2년 거치 3년)과 시설자금(3년 거치 7년)으로 구분해 지원하게 된다. 주요 지원내용은 농업경쟁력 강화와 경영안정을 위한 농어업인의 현안(걸린 문제) 해결을 위해 388억 원을 23개 시·군을 통해 지원한다.
또 농어업의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6차 산업 우수업체와 귀농인등에 92억 원을, 자연재해 및 도정 현안사업에 70억 원을 지원한다.
농어촌진흥기금은 1993년부터 도, 시·군, 유관기관에 출연을 받아 경북도 자주재원으로 조성돼 있다. 지난해까지 10,020곳에 4,371억 원을 지원했다.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시책도 구체화된다. 쾌적한 정주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리모델링 사업(30지구)과 문화 등 거점 농어촌 마을육성(639지구), 고령친화형 공동시설(200곳), 보육 및 교육여건 개선사업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면서, 여성 및 다문화 가정 등 취약 계층 소득지원사업도 대폭 확대한다.
창조적 지식과 글로벌 경쟁력의 농어업 혁신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한층 가속화 된다. 현장 중심의 전문지식과 경영능력을 갖춘 농어업 전문 CEO 2만 명을 양성하고, 날로 첨단화되고 있는 농어업 패러다임을 선도해나가기 위해 첨단인력 1만 명을 키울 계획이다.
도는 이 같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FTA 극복에 성공하고, 경북 농어업의 도약을 이뤄낼 방침이다.
경북 김희정 기자 hjhj0413@
뉴스웨이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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