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조합원 찬판투표 실시“내년 사업 차질 우려에 대한 공감대 형성”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교섭에서 극적인 타결을 눈앞에 두면서 내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회사의 당면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사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경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23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제32차 본교섭에서 자정을 넘긴 마라톤 협상 끝에 2015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원 ▲고급차 론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격려금 50%+100만원 ▲별도합의에 따른 주식 20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잠정합의안에 담았다. 주간 연속 2교대제 형태인 8+8 근무형태 도입에도 합의했다.
현대중공업도 6개월간에 걸친 노사 임금협상 끝에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형록 신임 노조위원장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일대일 협상 끝에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의 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자격수당 인상 등 임금체계 개선 ▲성과금 지급 기준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원 출연 ▲특별휴가 1일 등이 포함됐다. 격려금과 성과금 가운데 100%씩은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는 오는 28일 각각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올해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두 회사의 올해 노사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노사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노조의 차기 위원장 선거 일정으로 협상이 잠시 중단되면서 연내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6월25일 첫 교섭 후 총 43차례의 협상을 가졌지만 사측이 제시한 임금 동결 등 조건에서 이견을 보이며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부분파업과 사업부별 순환파업을 진행하며 강경대응에 나선 바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지난 6월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22일까지 총 2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두 노조 모두 새 집행부를 꾸렸으며 현대자동차는 박유기 위원장이, 현대중공업은 백형록 위원장이 각각 바통을 넘겨받아 이달 합의점을 찾게 됐다.
두 회사 노조가 연말에 접어들어 사측과의 협상을 서두른 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타결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추가 파업으로 번지면서 협력사는 물론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는 등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올해 협상은 전임 집행부가 진행해온 만큼 조합원 사기를 위해서라도 마무리를 짓는 게 내년 사업이나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두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비판적인 여론을 피할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귀족노조’라고 지칭하며 회사가 어려운 마당에 정치적인 파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누적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 회사 차원에서도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재무개선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국내외에서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올해 목표로 한 820만대 달성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노사 갈등을 일단락지음으로써 내년에도 이어질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태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합원의 기대에는 부족할 수도 있지만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점을 노조에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협상이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이 지쳐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올해 마무리를 못하면 내년 사업에도 지장이 생긴다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집행부에서도 연내 타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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