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점 많은 데다 첫 출발도 빼닮아
“묘하게 닮았다.”
지장(知將)으로 우뚝 선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전략통’으로 불리며 NH농협은행 수장에 오른 이경섭 은행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광구 은행장은 1957년생, 이경섭 은행장이 1958년생으로 한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금융권에서 젊은 은행장으로 통하는 등 닮은 점이 많다.
농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농협은행과 국민 혈세로 살아난 리은행의 수장에 올라 민영화 등 특수한 미션을 부여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우선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농협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농협맨’이다.
그는 1986년 농협중앙회 입사해 2004년 구미중앙지점장, 2006년 수신부 개인금융단장, 2012 금융지주 경영지원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금융지주 부사장(경영기획본부장)까지 올랐다.
특히 부사장 재임 시절, 금융권 최초 복합점포 개설을 진두지휘하는 등 ‘전략통’ 이미지를 구축한 결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농협인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수장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4일 뗀 이 은행장의 첫 걸음과 취임 일성은 지난 2014년 12월 30일, 당시 57세 최연소 시중은행장에 등극했던 이광구 은행장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은행장은 당시 “출범 5년차를 맞는 농협은행은 일류 은행으로 비상하느냐, 삼류 은행으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직격 토로로 운을 뗀 뒤 “농협은행은 특수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은행에 비해 생산성이 낮고 경영방식은 아직 중앙회 시절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가감없이 쓴소릴 날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발 더 나아가 “농협 특유의 온정주의 문화에 글로벌 파생상품 투자, 부동산 PF,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여신지원 등 지난날 우리가 역량을 갖추기도 전에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때문이다”며 “그 여파는 여전히 남아있다”고까지 했다. 취임사 치고는 다소 파격적일 정도다.
특히 그는 “역량을 갖추기도 전에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때문에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일류은행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개개인의 역량을 높여 나가는 한편 능력있고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이 보상 받을 수 있도록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경쟁력 있는 사업부문은 자원을 집중 투입하여 핵심 수익원이 되도록 육성하고, 농업금융과 유통사업을 접목한 사업모델로 글로벌 사업에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꼭 1년 전 이광구 은행장이 취임사에서 “한국 금융의 1등은 당연히 우리은행이라고 떠올릴 수 있게 만들겠다”며 기업문화와 정보기술(IT) 경쟁력,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천명한 대목과 빼닮았다.
이 같은 이 은행장의 취임 비전은 김 회장이 지난 9월 ‘농협금융 2020 중기전략’발표를 통해 NH농협은행의 비젼으로 ‘대한민국 1등 은행’을 제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김 회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력은행인 NH농협은행 활약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NH농협은행은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 1308억원을 기록해 1위 신한은행(4625억원), 우리은행(3233억원), KB국민은행(2336억원)에 밀리고 있다.
반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영선반보 전략을 내세워 호실적, 해외 진출 성공 등을 견인하며 이재는 ‘지장’ 대접을 받고 있다, 이 은행장은 충남 천안 출생으로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국상업은행에 투신해 승승장구한 ‘정통 우리은행맨’이다.
그는 우리은행 전략기획단 부장,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부장,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등을 거치며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며, 사상 처음으로 수석 부행장을 거치지 않고 은행장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이 은행장은 지난 2014년 말 취임 때 3대 경영목표로 민영화 달성, 강한은행 만들기, 금융 산업의 혁신선도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금융, 핀테크, 해외 진출 등을 핵심 사업으로 지목했다.
1년이 지난 4일 우리은행 창립기념식에서 이 은행장은 “2016년에도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얻고 성공적인 민영화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강한 우리은행을 달성하자”고 말했다.
이 은행장은 지난해 영선반보 전략에서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인심제 태산이(人心齊 泰山移)’라는 전략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 하겠다”는 비전을 들고 나왔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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