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무후무한 8조원 신약기술 수출 달성올해는 신약개발 통한 글로벌 진출에 총력연초부터 JP모건 콘퍼런스 참여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
가장 처음 만나볼 제약사는 한미약품이다. 2015년 국내 제약업계의 역사를 새로 쓴 한미약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신약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심산이다.
◇한미약품, 지난해 유례없는 성과 올려=2015년은 의심할 여지없는 한미약품의 해였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건의 신약기술 수출계약을 맺었다. 그것도 글로벌 제약업계를 선도하는 ▲베링거인겔하임 ▲일라이릴리 ▲사노피 ▲얀센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을 통한 계약금만 8000억원이고 임상시험 성과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인 마일스톤까지 포함하면 약 8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출이다. 특히 사노피와는 5조원에 이르는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국내 제약산업 역사상 유례없는 성과로 기록됐다.
이에 올해 초 우리 사회는 한미약품으로 도배됐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성과로 정부가 신약과 의료기기를 중점 투자분야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한미약품의 R&D를 직접 거론하며 제2, 제3의 한미약품의 탄생을 위한 여건 마련을 촉구했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장관의 참석이 뜸했던 약업계 신년교례회에도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 김승희 식품의약품처 처장이 자리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약품이 불모지나 다름없는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올해 제2, 제3의 한미약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R&D=한미약품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도 상반기 기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R&D에 투자했다. 상반기에만 매출액의 20.6%인 946억원을 쏟아부었으며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해마다 15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한미약품의 연매출이 7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약품의 뚝심을 알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시험이 본격화되면 그 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는데도 한미약품은 R&D를 멈추지 않았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성과는 한국의 의약품 개발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다른 제약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한 셈이다.
실제로 R&D 후발주자들이 지난해부터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고 기존 R&D를 추진하던 주요 제약사들도 투자를 확대했다. 일부 제약사들은 R&D 확대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을 시작하기도 했다.
◇올해 화두는 ‘신약개발’과 ‘글로벌’=국내 제약업계 R&D를 주도하는 한미약품의 올해 화두는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다. R&D 투자를 지속해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갖춰 세계로 나가겠다는 의지다.
현재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은 기술이전 된 것을 포함해 바이오신약이 6건, 차세대 표적항암제 중심의 합성신약 8건, 개량복합신약 11건 등 총 25개다. 특히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은 HM10560(1주 1회 성장호르몬)와 HM95573(항암제) 등 2품목이다.
한미약품은 이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R&D 모델을 구축해 신약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제네릭 의약품과 영업 위주의 회사 체질을 R&D 중심으로 변화시킨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한미약품을 글로벌 회사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추진하고 기술이전된 신약이 제품화될 수 있도록 R&D 역량을 결집시킬 예정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별적인 신약개발 전략을 마련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동남아시아 등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타깃으로 개량신약과 복합제 등 완제의약품 수출도 추진되며 내부적으로는 미국과 유럽 등 제약산업 선진국으로의 진출을 위한 준비도 시작된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연초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1일부터 1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헬스케어 콘퍼런스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16’에 참여하는 것. 여기서 한미약품은 회사의 R&D를 소개하고 경영 현황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제1회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 2016’을 개최한다. 한미약품은 라이선스 계약 노하우를 다른 기업이나 대학과 공유할 방침이며 이에 따라 이 자리는 국내 제약업계 전체의 성장을 위한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 지난해 성과를 이어가면서 올해가 ‘글로벌 한미’를 향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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