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인수에 부정적 의사 표시···불황에 선뜻 나서는 업체 없어
올해 매각을 추진 중인 동부제철이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난항에 빠졌다. 철강업 불황과 맞물려 국내 업체들이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해외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매각을 주관하는 노무라증권과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국내외 잠재적 인수 후보 20여곳에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보냈지만 아직 뚜렷한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철강업체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지난 11일 열린 ‘2016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과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동부제철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그룹 등이 모두 동부제철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냄에 따라 매각 작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요 업체가 동부제철 인수를 주저하는 이유는 철강업 불황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경기 불황과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동부제철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매각 대금이 1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각 업체는 동부제철의 사업 부문이 업체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는지 여부와 향후 경영 전망에 대해서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은 냉연·아연도·칼라강판 등을 주력으로 한다. 지난해에는 냉연 부문 호조에 힘입어 3분기까지 6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015년과 같은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주력사업의 원료 가격이 하락한 반면 판매 가격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원료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고 저가의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판매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가 동부제철 인수전에 뛰어들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각 업체는 올해도 불황을 뚫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렇다보니 산업은행 측에서는 해외로 매각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철강업계가 자발적 사업재편을 천명했음에도 동부제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우량기업을 해외에 빼앗길 수 있는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철강 경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선뜻 나서는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각 업체들이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이달 중 LOI(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고 오는 2월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3월말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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