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입장에서 가장 구미가 당겼던 건 ‘쯔위 효과’다. 쯔위 사태로 인해 그의 득표율이 높아졌다는 해석은 보도하는 언론사나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그럴싸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JYP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가 한국의 유명 TV쇼 나와 자국(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소식이 공론화되면서다.
중국 네티즌들은 같은 대만 출신의 가수 황안이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쯔위가) 대만의 독립을 부추긴다”고 주장하자 벌떼같이 모여 쯔위를 비난했다. 사태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JYP 소속 한류 스타들까지 겨냥했다.
쯔위의 소속사 대표인 박진영은 중국의 본노를 잠재우려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시켰고, 쯔위를 모델로 기용했던 LG유플러스는 쯔위가 등장하는 화웨이 스마트폰 ‘Y6’의 온라인 광고를 중단하고 모델 교체를 결정했다. 양사 모두 중국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쯔위 사태는 대만 총통 선거판을 흔들기도 했다. 대만 렌허보는 지난 주말 “쯔위 사건이 차이잉원 당선자의 득표율을 1~2% 상승 시켰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쯔위가 ‘정치적 희생물’이라는 글이 온라인과 SNS 등에 올라오면서 분노한 젊은이들이 대거 투표소로 몰려들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쯔이 사태는 차이잉원을 당선시킨 결정적 한방이 아니다. 차이잉원이 대만의 독립을 강조했고, 쯔이사태로 그의 지지자들의 결집이 공고화된 건 사실이지만 그녀의 당선은 청년 세대의 소망이 담겨있다는 게 더 맞는 해석이다.
대만의 현재 세대 갈등은 우리와 비슷하다. 청년층은 장년층에 쏠린 자원과 부의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마잉주 총통은 연간 6%대 성장과 개인 3만 달러, 3% 이하 실업률 달성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차이잉원은 청년들의 분노와 요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차별화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젊은 층 대표’ 간판을 내건 신생 정당 ‘시대역량당’이 이번 총선에서 제3당으로 도약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을 깔봐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도 이제 총선이 코앞이다. 국회의원 선거는 단순하게 말하면 권력을 뽑는 이벤트다. 자신들의 요구와 분노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예비 권력에 투표해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집단적 행위 과정이다.
당연히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당과 그들이 제안한 정책에 투표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 청년들은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청년 지원정책에 투입됐다는데 자신의 여건은 나아졌는지 판단해야 한다. 정부가 국회 통과를 호소하고 있는 있는 노동관련법에 대해서는 향후 자신들에게 끼칠 영향을 저울질해야 한다. 서울시와 복지부가 갈등을 겪는 청년수당 문제도 투표로 해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 문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국민의 당(가칭)과 정의당의 청년정책도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청년의 삶을 바꿀 수 있는게 정치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동의한다면 말이다.
윤철규 경제부장 bdr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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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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