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정신감정 어떻게 진행되나?

23일 성년후견인 3차 심리 열려

서울대병원서 2주 입원감정받아

3차 심리서 감정 세부사항 결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3차 심리가 다가오면서 정신감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은 오는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에서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과 관련된 세 번째 심리를 열고 정신감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리는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또 신씨는 후견인 대상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지목했다. 다만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는 신 총괄회장과 법적으로 부부가 아닌 것으로 밝혀져 현재 그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앞서 열린 심리에서 신씨 측과 신 총괄회장 측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정신감정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9일 열린 2차 심리에서 양측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을 서울대병원에서의 입원감정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 3차 심리에서는 정신감정에 대한 방법과 구체적인 사안을 조율한다. 양측이 논의 후 신 총괄회장 정신감정의 계획과 방식 등을 결정하고 면회나 병원생활 등 개인적인 부분 등을 합의하게 된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2주가량 입원감정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4월 말까지 입원해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신 총괄회장 측에 전달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입원감정이 끝나고 서울대병원으로부터 그 결과를 전달받고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재판부의 요청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주치의 대신 선택한 병원이라 일각에서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지만 병원 측은 객관적이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감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감정방법과 절차 등은 3차 심리 후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서울대병원 측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건강상태와 판단력, 치매 여부 등을 학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정심감정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만 감정병원으로 지정된 만큼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이 구체화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동주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과 건강문제 등을 경영권 분쟁의 핵심 논리로 제시해온 만큼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신동주 회장과 이에 맞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수세에 몰린 신동주 회장이 반전의 카드를 얻게 된다. 반면 재판부가 성년후견인 지정을 선고하면 신동주 회장의 입지는 좁아지고 신동빈 회장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다만 성년후견인 지정으로 재판 결론이 난다면 후견인이 누가 되느냐가 변수가 된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어도 후견인으로 지정된다면 경영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성년후견인 지정의 최종적인 판단이 다가오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성년후견인 지정 결과에 따라 형제 싸움의 승패가 갈리고 분쟁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