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발표 이틀 또 연장
한투·KB·액티브 인수에 사활 걸었다
당초 28일로 예정된 현대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아예 달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간 입찰금액 차가 크지 않아 선정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또 매각이 무산될까 우려 중이지만, 이번엔 매각이 성사될 것이란 의견에 업계는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은 지난 2013년 경 유동성 위기를 겪던 현대그룹이 내놓은 자구안 중 하나였다. 당시 현정은 회장은 금융업철수와 현대상선 사업부문 일부 매각, 선박 및 부동산 자산 매각,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및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 계열사 구조조정 등을 꺼내들었다.
이중 상당부분을 이행하며 자금 확보엔 성공해지만 현대증권 매각은 불발에 그쳤다. 현대증권이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지분 22.6% 인수 시 금융 3사 경영권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인수로 이어지진 않았다.
또 현정은 사장이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을 당시 관계자들은 범현대가인 HMC투자증권에서 인수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HMC투자증권은 “전혀 검토된 사항이 아니고 인수의지도 없다”며 일축했다. 실제로 이후 이어진 접수기간에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계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오릭스 PE)와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 등이 2014년 5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매각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실적 개선 등의 이유로 본입찰이 2번이나 연기됐다. 이 기간 동안 현대증권은 약 400여명을 감축하며 몸값을 더 키웠다.
일본계 오릭스PE가 65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 구조 변경을 요청하면서 또 한 번 매각이 뒤로 미뤄졌다. 후에 이어진 파킹딜(Parking Deal)논란과 일본 대부업체의 우리나라 금융시장 진출의 부정적 시각이 더해져 오릭스PE는 인수포기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현대그룹 측이 현대증권의 인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파킹딜이란 외부에 지분을 잠시 맡겼다 훗날 약속된 시점에 다시 지분을 되사오는 걸 뜻한다. 오릭스의 인수자금 중 현대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이 2000억원을 투자하고 5년 뒤 지분을 재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현 회장은 ‘공개매각’을 선언하며 현대상선 살리기에 나섰다. 다시 한 번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KDB대우증권 인수 고배를 마신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브 등이 뛰어들었다.
이들은 오릭스PE가 제시한 6500억원을 뛰어넘어 1조원 내외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들의 입찰가가 비슷해, 비가격적 요소서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결과 발표 지연에 현대그룹 측은 “선정 시 서류작성이 필요한데 검토하는 과정서 마무리가 덜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최종 결과는 내달 1일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장가람 기자 jay@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ja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