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를 걷던 당신이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다면 당신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영화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는 섬뜩한 상황에서 출발한다. 강수아(강예원 분)는 이유도 모른채 한 정신병원에 납치된다. 영화는 일상을 살아가는 강수아가 도심 한복판에서 의문의 일당에게 납치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재갈을 물린채 환자복으로 환복한 강수아는 사설 정신병원에 갇힌다. 어둡고 침침한 이 장소에는 강수아와 비슷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갇혀있다. 그들은 어디에서 또 어떻게 온걸까. 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시사프로그램 PD 나남수(이상윤 분)는 고군분투한다.
나남수는 말한다. 무엇인지가 왜 중요하냐고. 누가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하다고. 이는 영화가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영화는 나남수의 시선을 빌려 진실의 실체에 한발 다가간다.
영화를 보며 어느새 강수아에 빙의해 집중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점점 미쳐가는 강수아가 탈출을 시도하며 알게 되는 무서운 가족의 민낯과 반전은 집중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영화는 시종일관 무섭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날, 보러와요’는 더 이상 픽션이 아니기에 공포감으로 다가온다. 정신보건법 제24조, 보호의무자 2인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의견이 있으면 누구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킬 수 있다. 실제 법제된 내용이다. 2인의 동의와 의사만 동의하면 자의에 관계없이 정신병원에 감금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영화는 강수아를 통해 이 무서운 현실을 말한다.
강예원은 강제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 강수아를 연기했다.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강예원이었지만, 앞서 드라마 ‘나쁜녀석들’을 통해 불안정한 발음과 발성 연기로 뭇매를 맞았던 강예원이었지만, ‘날 보러와요’를 통해 강예원은 연기력 논란 오명을 씻었다.
강예원은 강수아의 불안, 공포 등 심리묘사에 탁월한 연기를 선보인다. 피 묻은 의상 한 벌로 90%이상 등장한 강예원은 미모 대신 연기력을 얻은 모습이다. 첫 스크린 주연에 도전하는 이상윤의 연기 역시 좋다. 이상윤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놓인 이정표를 차근차근 따라가는 나남수 PD를 차분한 모습으로 잘 입었다.
강예원-이상윤, 두 배우는 영화 작업에 최적화 된 모습이다. 단언컨대 드라마를 통해 보지 못했던 두 배우의 깊은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은 좋았다. 하지만 극 말미에 공개되는 반전은 부족한 개연성이 허무함을 자아낸다. ‘날 보러와요’의 엔딩은 관객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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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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