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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 사장.. 고(故) 아산 정주영 기업가정신 배워라

정일선 사장.. 고(故) 아산 정주영 기업가정신 배워라

등록 2016.04.10 11:00

수정 2016.04.12 07:14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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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 사장, 수행기사 인격모독에 상습폭행“시간 아깝다”며 교통법규 위반까지 강요노동자를 대하는 일곱가지 지침 마련하고“경영자와 근로자 평등”강조한 峨山정신에 반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노동자이기 전에 나와 같은 기분, 감정을 가진 평등한 인간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고(故)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 근로자들을 상대하는 마음가짐이다. 아산은 그 자신이 노동자이고 근로자들과 함께여서 늘 행복하다고 밝힌 ‘부자가 아닌 부유한 노동자’를 몸소 실천했다.

최근 정일선 현대BNG 스틸 사장이 운전기사 상습 폭행과 폭언, 상습 교통법규 위반 강요 등으로 정일선 사장을 둘러싼 갑질 행태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넷째 아들 고 정몽우 회장 장남으로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손자다.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에게 직위를 통해 자신을 응대하는 A4용지 100쪽이 넘는 ‘수행기사 행동요령’을 통해 신체적,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

전화를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전화를 해야만 하고 ‘가자’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대기해야한다. 또한 시간이 아깝다는 식의 말투로 ‘빨리 가자’는 말을 들으면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목적지에 가야 했다고 전해진다.

논란이 일자 정 사장은 8일 오후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정일선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경솔한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며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겠다”고 밝혔다.

여러 차례 “죄송하다. 송구하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정 사장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과문 한 장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모습이 또 다시 비난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일선 사장의 사과는 일반적이고 형식적이며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대내외적인 이미지를 위한 여론을 잠재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산은 손자 정일선 사장이 수행기사를 대하는 것과 반대로 아산은 당시 회사 모든 직원들에게 일곱가지 지침을 내렸다.

▲모든 관리자와 노동자는 평등하다. 노동자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고운 말을 써라
▲노동자이기 전에 나와 같은 기분, 감정을 가진 평등한 인간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인간은 누구나 자기발전과 자기실현 욕구가 있다. 명령만 하기보다 동기부여를 해서 노동자들이 일을 스스로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항상 성실한 대화를 하고 노동자들의 생활에 관심을 기울여라

▲관리자가 노동자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지시하며 노동자에게 자신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도록 유도하라
▲관리자의 인격적 결함이 작업장의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기의 마음을 닦는 관리자가 되도록 하라
▲관리자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평등한 시각으로 대화와 설득을 통해 일을 처리하며 언제나 책임감을 가지고 모범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장에서는 근로자들과 함께하는 현장 노동자였다다. 아산 스스로가 노동자라 자처하면서 회사 수련회에서 웃통을 벗은 채 신입사원들과 씨름을 하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지금도 대다수 CEO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산과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업무에 대해 야단을 쳤지만 실수를 했다고 내치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정일선 사장의 수행기사 갑질 논란은 이해할 수 없는 CEO의 모습으로 직종과 직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인간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는 사회 모든 곳에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은 회사를 위하는 근로자에게 상하 관계 즉 ‘주종관계’가 뛰어넘은 ‘동료의식’으로 회사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인격적인 모독은 없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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