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특혜 비리’ 초유의 현직 검사장 구속朴정부 도덕적 해이가 초래한 예고된 ‘타락’정권말 ‘부정부패 척결’ 무색해진 사정예고
검찰은 18일 뇌물수수 혐의로 진경준 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차관급인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이다.
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4억2500만원의 넥슨 주식 매입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2006년 주식을 팔고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사들여 120억원 가량을 현금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탈세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본인의 처남 명의 청소용역업체에 각종 용역 사업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우 수석의 장인이 지난 2008년 4명의 딸에게 상속한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2011년 3월 넥슨이 1300억원대에 매입해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과정에서 진 검사장의 주선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 수석과 진 검사장은 서울 법대와 검찰 선후배 관계다.
이처럼 공직자들의 비리 의혹이 터져나오는 것을 두고 예견된 사건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장관급에서부터 비리가 없는 인물을 찾기 어려워진 풍토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의 최근 개각이 단행된 지난 1월 인사청문회에서는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의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홍 장관과 함께 앞서 강병규 전 장관과 정종섭 전 장관까지 행자부 장관 3연속 위장전입이라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이 뿐만 아니다. 앞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유기준 전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위장전입 대열에 합류했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와 증여세 탈루,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아들의 병역특례 의혹에 휩싸였다.
국무총리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로 내정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전관예우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고 안대희·문창극 후보자 역시 각종 비리 의혹 속에 직을 포기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금품 수수 의혹 속에 63일의 짧은 임기를 마쳐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들의 기준이 될 국무위원들의 비리 전력이 이미 크게 드러나 있는 상황인 데다 사정의 칼자루를 쥔 검찰에서마저 비리가 터짐에 따라 사정 장악력 자체에 상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서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진 검사장의 구속과 관련해 이날 일제히 대국민 사과를 가질 예정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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