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與 대권주자 선언···벌써부터 비박계 견제야권·제3지대 공세도 불가피···혹독 검증과정 예고‘기름장어’ 별명얻은 처세술 달인, 관심 쏠리는 내년행보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을 시사하면서 차기 대선 레이스가 사실상 막이 올랐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혀온 반 총장이 사실상 대권도전에 뛰어들면서 여야 할 것 없이 견제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이는 그의 무게감, 그리고 다른 주자들의 긴장감과도 비례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여권 내 비박계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은 반 총장이 경선에 참여할 경우 박진감이 더해질 것이란 점을 들어 환영하면서도 뼈 있는 한 마디는 잊지 않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 후보들은 반 총장을 경계하면서도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 이상으로 보지 않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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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반 총장 영입 경쟁을 벌였던 야권에서도 이제는 완전히 공세로 전환한 태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반 총장이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을 근거로 삼아 지속적인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반 총장은 집권여당 주류인 친박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단숨에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싹쓸이한 친박계인 만큼 대선 국면까지 안정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다만 이를 기반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반 총장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권 내부도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져 있어 반 총장에 대한 초반 지지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대권주자가 양적으로 풍부한 야권의 대규모 공세가 예상되는 데다 여권 내부의 경쟁자들, 최근 ‘제3지대론’을 펼치는 이들까지 지지율 1위의 반 총장을 겨냥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반 총장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비주의 등을 안고 뒤늦게 뛰어드는 것 보다 시작부터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는 또한 반 총장이 이른 귀국을 선언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의 한 여당 의원은 “어차피 치열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는데, 맞을 매는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다른 주자들과 부대끼면서 경쟁력을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 총장이 국내에서 외교부 등을 거치며 공직생활을 할 적에 얻은 별명은 ‘기름장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벗어난다는 ‘보신주의’적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긴 반면 동시에 그만큼 상황대처 능력이 높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 정치적 능력을 증명하는 데 성공할 경우 반 총장은 전국적 확장성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또한 대다수 영남출신 대권주자들 사이에서 사상 첫 충청권 출신 대통령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재의 높은 기대에서 비롯된 여론의 지지는 언제든 실망으로 이어져 거품처럼 빠져버릴 수 있다는 점도 과거 사례에서 수없이 증명됐다. 빠른 승부수를 택한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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