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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현장선 아우성···政·官 나몰라라

[한국경제 10대 과제 ②수출]수출 현장선 아우성···政·官 나몰라라

등록 2016.10.04 08:31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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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대응 부재-뒷북 대처가 수출부진 원인수출 성장기여율 200%→15%···정부는 뒷짐

지난 우리나라 수출은 8월 20개월 만에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지만, 사상 초유의 수출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수출절벽이 여전히 우리경제를 옥죄고 있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동안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이 없는 탓이다.

수출이 성장률을 갉아먹고, 경제를 억누르고 있는 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세계 무역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의 추격과 견고한 일본의 벽 사이에 압사 직전까지 몰려있는 모양새다.

◇ 선제적 대응부재-뒷북 대처가 원인

수출 현장선 아우성···政·官 나몰라라 기사의 사진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제시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했다. 주요 원인인 글로벌 무역 둔화와 저유가 등을 극복할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 지원이나 마케팅 강화 등 단순한 방법으로 수출부진을 끊으려 한 안일함도 한 몫 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해진 이후 대책 마련’이라는 선제적 대응 부재가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월 발표한 단기수출대책은 마케팅 활동과 무역보험 지원이 골자다. ▲중국시장 공략 ▲수출유망 지역 마케팅 집중 ▲수출기업 무역보험 지원 확대 등이다. 수출시장에서 수출상담회, 판촉전, 한류활용지도 등 마케팅을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에 총 43조5000억원 규모의 무역보험을 지원하기로 했다. 7월 수출종합대책도 사실상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4월에 내놓은 단기수출대책을 포함해 FTA 활용 제고, 유망소비재 발굴·지원 확대 등 제조업 혁신을 통한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 등이 더해졌다. 11월 발표된 대책은 수출유망품목 발굴·육성, 부처별 수출지원 대책의 적극 추진을 당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초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수출품목·지역·주체·방식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이는 지난해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수출지역 다변화·수출품목 고도화·유망 소비재 발굴 등의 내용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올해 무투회의는 2월과 7월 두 번 열렸지만 수출부문의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못했다. 심지어 향후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 신규 유망수출품목 창출방안은 이미 19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한창이던 7월 무투회의에서 나왔다.

수출 현장선 아우성···政·官 나몰라라 기사의 사진

올해 8월 20개월 만에 수출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정부는 다소 한숨을 돌렸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중요한 수출 관련 지표들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출반등은 지난해 8월 수출이 15.2%나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와 조업일수가 이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수출부문에서 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이고, 수출물량도 6월(-2.9%) 이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의 대책이 ‘헛발질’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제적 대응의 부재 탓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3개 주력 수출품목 중 10개 품목이 전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8.3%에서 2014년 45.6%로 2.7%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본격적인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하기 전부터 전체 수출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주력 수출품목이 흔들리고 있었다는 의미다.

위기에 직면한 조선·해운업도 수년 전부터 부실징후가 감지됐지만, 안일한 정부대응이 사태를 키우면서 수출부문은 물론 우리경제 위기로까지 확산됐다.

◇‘효자’에서 ‘못난이’ 된 수출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매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11년 202.7%에서 2012년 121.7%, 2013년 82.8%, 2014년 33.3%, 지난해 15.4%로 급락했다.

수출 현장선 아우성···政·官 나몰라라 기사의 사진

같은 기간 정부는 수출부문에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2006년 이후 10년 넘게 바뀌지 않는 13대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국내산업의 편파적인 지원과 투자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신성장동력 육성을 저해했다. 일부 업종이 고사 직전까지 갔음에도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한두 산업의 위기가 곧 우리나라 수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결국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은 19개월간 이어졌다. 주력품목은 점차 무너져 갔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졌다. 경제성장률 역시 2%대 저성장이 고착화돼 버렸다.

물량만 늘려 수출액을 끌어올린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각 산업은 경쟁력 부재, 중장기 투자가 중요한 원천기술 확보 외면, 단기적인 매출 성과 중심 등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환경에서 낙오된 것이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무엇보다 기존 주력상품과 시장에 너무 안주했던 게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주요 수출품목의 변동 우리경제 전체의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수출품목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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