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얼마 전 한 남성의 게시물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목줄 없는 몰티즈가 5살 조카를 위협하는 바람에 개를 발로 찼고, 이에 몰티즈가 죽어버렸다는 내용인데요.

게시물은 널리 퍼졌고 ‘주작’ 의혹에도 불구, 네티즌은 갑론을박을 펼쳤습니다.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과한 대응”보단 “정당방위”란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목줄을 하지 않은 견주가 가장 잘못”이란 점엔 대다수 네티즌이 동의했습니다.

법적으론 어떨까요? 위협의 정도 및 발로 찬 행위의 당위 여부에 따라 남성은 일부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견주는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일단 동물보호법 위반만으로도 5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지요.

이렇듯 목줄 등 안전조치는 법령이 정한 의무입니다. 그렇지만 공원에서 목줄 없이 다니는 개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한강공원 집중단속 때면 단속원에게 되레 화를 내는 견주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산책은 반려견이 누려야 할 기본 권리. 그러나 사랑스럽고 얌전한 소형견이라도 타인에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라면 짖는 개로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를 일. 자칫 물렸다간 고통은 물론 심각한 흉터가 남을 수도 있지요. 큰 개라면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또 앞선 몰티즈 사례처럼, 목줄 없인 개를 보호하기도 어렵습니다.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차에 뛰어들어 사고가 났다면 그 책임 역시 견주에게 돌아가지요. 반려견을 데리고 나갈 때의 목줄은 ‘생명줄’인 셈입니다.

목줄 자체로 산책 에티켓이 완성되는 건 아닙니다. 개가 다른 이에게 다가갈 땐 줄 당겨 자제시켜야지요. 모두가 내 개를 예뻐할 거란 기대는 금물. 아울러 반려견 이름과 견주 연락처가 쓰인 인식표도 채워주는 게 좋습니다.

목줄과 더불어 배변 처리용 봉투를 준비하는 것 또한 반려견 산책의 기본입니다. 배설물을 안 치우고 방치하는 행위 역시 5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돈도 돈이지만, 개똥으로 민폐를 끼쳐선 안 되겠지요.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입니다. 개를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사람들, 물론 나쁩니다. 하지만 개와 자신의 유대만 알고 타인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이들도 문제란 점. 진정한 애견인이라면 명심해야겠지요.

이성인 기자 s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