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임세령씨과 나란히 ‘전무’로 승진 식품-소재 전략 담당 겸임하면서 역할 커져 현실적으로 미국서 전략 책임지긴 어려워“승진 계기로 국내 복귀 고민해야” 지적도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전무는 2009년 입사한 이래 다방면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회사 내 입지를 굳혀왔지만 지난해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는 뚜렷한 활동이 없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임상민 전무가 이번 조직 개편을 계기로 국내로 돌아올지 주목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 17일 임원 인사와 함께 사업부문을 식품BU(Business Unit)와 소재BU로 나누는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사업 전문성 강화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목적이다. 사업BU는 이상철 사장이, 소재BU는 정홍언 사장이 각각 임명됐다.
특히 임상민 전무는 언니인 임세령 전무와 함께 나란히 승진자 명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임상민 전무의 역할은 식품BU 전략담당중역 겸 소재BU 전략담당중역이다. 임세령 전무가 식품BU 마케팅 담당 중역으로 역할이 한정된 반면 임상민 전무는 식품과 소재 부문의 전략을 모두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그간 재계에서는 대상 오너가(家) 자매의 후계구도에서 동생 임상민 전무가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단순히 지분구조만 놓고 봐도 지주사 대상홀딩스 최대주주인 임상민 전무(지분율 36.71%)의 승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임상민 전무는 업무 역량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9년 대상 전략기획팀 차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고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바이오 소재와 전분당 등 사업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전무는 지난해 산업자원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도 오너가 대표로 출석해 대상베스트코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임 전무의 경영행보가 뜸해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말 5살 연하의 금융인 국유진씨와의 결혼으로 미국에 신혼집을 마련한 뒤에는 좀처럼 국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유진씨가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 뉴욕 본사에서 계속 근무하길 원하면서 임 전무도 자리를 옮긴 것이다.
현재 임 전무는 뉴욕 지사에서 전략기획과 글로벌 시장 개척 등 업무를 수행 중이며 가끔 한국을 찾고는 있지만 아직 완전히 돌아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임 전무가 이번에 맡은 직책을 감안한다면 미국에서 계속 체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본사가 아닌 뉴욕에서 홀로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임 전무가 거의 매일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데다 최근 통신 장비가 발달한 만큼 업무상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보는 시선은 냉랭하다. 회사의 중역까지 오른 임 전무가 ‘오너가’라는 지위를 이용해 미국에서 머무르는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상민 전무가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과를 냈던 것은 사실이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략기획까지 책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국내에 복귀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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