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일본·독일 환율 조작 지적시장선 韓도 환율전쟁 자유로울 수 없어
2일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제약회사 임원들이게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금융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바보처럼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하며 중국과 일본을 사실상 환율조작국으로 특정했다.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역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독일을 정조준했다.
트럼프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비판을 받은 독일과 일본은 즉각 반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고 끼칠 수도 없다”며 환율조작설을 일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그런 비판은 맞지 않다. 필요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발 환율전쟁의 서막이 시작된만큼 우리나라 역시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 환율전쟁의 여파로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과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간접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원화와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화 대비 각각 10% 절상되고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4∼0.6%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역시 지난해 4월과 10월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과 함께 ‘환율감시 대상국’으로 지정됐던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 1988년에 만들어진 종합무역법에 따라 미국은 현저한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와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환율 조작국을임의로 지정할 수 있게 돼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80년대 후반, 이 기준에 따라 한국을 3차례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실제로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환율을 구실로 유리한 교역 조건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클 거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정부의 환율 정책은 미국 환율보고서가 나오는 오는 4월 말 이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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