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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구제역’ 위기에 긴장감↑···“제2의 계란파동 안된다”

식품업계, ‘구제역’ 위기에 긴장감↑···“제2의 계란파동 안된다”

등록 2017.02.06 14:56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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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한 농가 확진 판정에 예의주시확산시 육류‧유제품 수급난 불가피 원가 상승시 업계‧소비자 모두 부담

구제역 방역 사진=연합뉴스 제공구제역 방역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축산농가에 구제역 공포가 엄습해오면서 식품업계도 긴장감에 빠졌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계란대란’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육류와 유제품 수급에까지 문제가 생길 조짐이 보이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일 충북 보은군의 한 젖소 사육농장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돼 검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판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이 농장에서 사육되는 젖소는 모두 195마리이며 모두 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와 같이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가축의 입술과 잇몸, 발굽 등에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대표적이며 구제역에 걸린 가축은 유량감소와 식욕저하 등을 앓거나 폐사한다. 역대 최대 피해로 기록된 2010년에는 6개월간 총 3748건이 확진돼 약 348만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된 바 있다.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이번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이 같은 사태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식품업계와 소비자의 시각이다.

특히 구제역 확산은 장기적으로 관련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육류 수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물론 햄과 소시지 등 2차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2016년의 경우 1~3월의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6월에 접어들어서는 1등급 돼지고기 도매가격(탕박)이 5827원까지 올랐다. 그해 최저 가격인 2월의 3689원보다 60% 이상 오른 수치다. 소고기 가격 역시 4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6월엔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2014년에는 구제역이 원인은 아니었지만 돼지고기값 급등과 함께 일부 업체에서 냉동육가공과 육류가공 식품 등의 가격을 줄줄이 올리기도 했다.

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살처분 등으로 젖소 개체수가 감소하거나 사육농가가 줄어들면 원유(原乳)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각종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된다. 2010년에는 중국 정부가 구제역을 문제삼아 유제품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린 이력도 있다.

때문에 식품업계에서는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줄 것을 바라는 분위기다. 지난해 유통업계 전반을 강타한 ‘계란파동’도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늑장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에는 수입으로 공급이 안정을 찾고는 있지만 대응책이 나오기까지 농가와 유통업계, 소비자 모두가 적잖은 피해를 입은 만큼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아 큰 문제는 없지만 최악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제2의 계란파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절히 대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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