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상가 안에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경사로와 자동문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경사로를 올라와 맞닥뜨리는 건 일반문. 자동문은 계단 앞에 있어 이를 이용하려면 휠체어를 옆으로 돌려 움직여야 합니다.
국민신문고에 등록된 민원의 일부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접수된 이 같은 ‘장애인 이동’ 관련 민원 932건을 분석했는데요. 사례에서 보듯 당장 조치가 필요한 장애인 이동 안내 및 편의시설이 상당수였습니다.
민원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앞서 언급한 점자블록을 비롯해 안내표지판, 음향신호기 등 이동 안내시설에 대한 정비 요청(231건)이었습니다.
이외에 경사로, 승강기 같은 이동 편의시설 설치 요청이 131건, 높은 경사로 및 인도, 차도 간 경계석 완화가 102건, 저상버스 등 확대 요청이 87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애인콜택시에 대한 하소연도 있었는데요. 택시 수가 턱없이 모자라 3시간을 기다리는 건 기본. 병원에 가고자 콜택시를 불렀지만 2시간 전에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한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
민원 발생 장소로도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이 가장 많았습니다(103건). 버스정류장, 터미널을 비롯한 여객시설이 75건, 학교 등 교육기관 및 아파트가 각각 36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에 관해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점자블록이나 경사로를 설치할 땐 장애인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음향신호기나 장애인콜택시 등 안내시설 및 이동수단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좋은 지적입니다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건 어떨까요?
『유니버설 디자인 [Universal Design, 보편적 디자인] : 연령과 성별, 국적(언어), 장애 유무 등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환경, 서비스 등을 구현하는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에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각각의 편의가 하나로 묶입니다. 둘 간의 심리적‧신체적 경계를 지우는 데 도움을 주지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것들이지만 사용자의 사용자를 통합함으로써 장애가 특별한 게 아니란 인식 형성에 보탬이 되지요. 새 디자인 개발과 확산이 꾸준히 필요한 까닭입니다.
누군가에겐 단 한 번의 외출이 커다란 고민과 용기의 산물입니다. 사회 곳곳의 시설이 몸은 물론 마음의 불편함까지 덜어준다면, 그 고민의 무게도 조금씩 줄지 않을까요?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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