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외부전문가들과 검토이재용 부회장 구속·법개정 등 불확실성사업경쟁력 강화 효과도 미미하다 결론삼성그룹 순환출자 해소 장시간 걸릴 듯
이에 따라 순환출자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카드를 잃게 된 삼성그룹의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안갯속에 빠졌다.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투자자 요청에 따라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외부전문가들과 전략·운영·재무·법률·세제·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강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에 나서면 현재 개정이 추진 중인 관련법의 적용을 받을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 옥중에 있다는 점도 지주사 전환이라는 중대한 작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이 부회장도 지주사 전환 중단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도 회사의 등기이사이기 때문에 이사회에 보고된 안건에 대해서는 보고했고 이에 대한 특별한 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석방될 경우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삼성 측은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향후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당초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건희 회장(3.5%), 이재용 부회장(0.6%)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가 가진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합치면 18.2% 정도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에 나서면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하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금지하는 상법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어 이같은 방법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지금 당장 법이 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에 나서면 언제든 법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우려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것도 사실상 지주사 전환을 더 이상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사주의 활용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해 기존 주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서야 한다. 특히 새정부가 들어선 뒤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문제 삼을 경우에 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 측은 “순환출자 구조 해소는 여러 계열 회사가 함께 해결할 문제다”라며 “시간을 두고 시장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전부 해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