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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등 금융당국 DTI·LTV 소극적인 진짜 이유

[뉴스분석]금융위 등 금융당국 DTI·LTV 소극적인 진짜 이유

등록 2017.06.07 17:54

수정 2017.06.07 17:55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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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급증 원인 금융당국 책임 자인하는 꼴여신가이드·DSR이 더 센 규제···실효성 문제도"DTI 등은 은행 건전성 도구···부동산 관련없다"KDI 등 비난에도 꿋꿋···새 정부 압박엔 난감한듯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 강화에 의외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그 배경에 말들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강남 외에 서울은 물론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지역까지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부동산 압박 카드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들은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라며 이례적으로 요지부동 자세를 취하고 있다. DTI 등 금융 규제를 강화에 나서면 가계부채의 급증 원인이 기존 저금리(한국은행)나 주택 분양시장(국토교통부) 호황 때문이 아닌 금융당국의 금융 규제완화에 있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 게다가 금융당국이 이들 규제보다 더 강한 규제로 알려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딱히 실효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래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는 전통적으로 LTV·DTI규제를 달가워하지 않는 반면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금융위원회 등 금융 당국은 이를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엔 국토부가 금융규제를 강화를, 금융위가 완화를 유지해야한다고 맞서면서 시장이 의아해하고 있다. 강성 매파로 분류되는 김현미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오른 만큼 국토부의 입장선회는 이해가 간다는 견해가 많지만, 금융 당국이 LTV·DTI규제 강화를 반대하고 있는 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진짜 이유가 뭘까. 가장 먼저 가계부채 원인 책임회피나 면피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금융위 측은 가계부채 증가의 근본 원인은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와 분양시장의 활성화가 핵심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LTV·DTI를 2014년 9월 이전 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할 당시에도 금융위는 이들 규제과 크게 상관없다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실제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2015년과 2016년 가계부채 급증은 LTV·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집단대출과 LTV 기준이 오히려 강화된 2금융권 대출이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이 규제완화조치를 되돌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 조치는 8월부터 세번째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시각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시각과도 일치한다. 김 후보자는 최근“가계부채 증가는 LTV·DTI 규제 완화 외에도 저금리 기조, 주택시장 호조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놔 금융 규제 강화에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또다른 이유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DSR규제 도입이다. 금융위 등 금융당국은 LTV·DTI를 굳이 강화하지 않아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DSR을 도입하는 만큼 가계대출의 질이 개선되고 증가 속도도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DSR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지표로 주택담보대출만 원리금을 따지고 나머지 대출은 이자만 반영하는 DTI보다 엄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LTV·DTI보다 더 쎈 규제가 나올 판에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LTV·DTI) 규제를 굳이 건드릴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더 근본적으로 보면 금융위 등 금융당국은 LTV·DTI규제를 원칙적으로 부동산 대책으로 활용해선 안된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LTV와 DTI 규제를 푼 게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를 낳은 요인”이라며 주택시장에서의 관점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 금융당국은 난감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노무현 정부에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LTV·DTI규제 강화 등 규제책을 쏟아냈지만 실상은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졌다. 금융위 등 금융당국으로서는 규제강화가 조심스런 상황일 것이다. 가계부채의 원인은 DTI 등 금융규제 완화 뿐만 아니라 저금리, 주택시장 상황, 거시경제 컨디션 등과도 밀접하다. 부처간 협의가 끝장 토론 등을 해서라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서 부동산 시장 안정세를 이끌면서도 시장에 바로 먹힐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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