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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글로벌 시장서 약진···“중동 시장도 넘본다”

제약업계, 글로벌 시장서 약진···“중동 시장도 넘본다”

등록 2017.06.21 16:3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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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서 특허·임상 등 사업기반 확보 총력 아프리카·아시아 신시장에는 대규모 수출 ‘6조원’ 사우디 시장 진출 가능성에도 촉각

한미약품 본사한미약품 본사

글로벌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는 국내 제약업계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신시장인 동남아와 아프리카 지역까지도 종횡무진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도 열리면서 해외에서 각 제약사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는 올들어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 특허 취득과 임상 추진으로 사업 기반을 다지는 한편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왔다.

한미약품의 경우 올 하반기 당뇨병·비만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인 ‘JNJ-64565111’의 새 임상을 앞두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은 최근 이 후보 물질의 기존 1상 임상시험을 마무리짓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새로운 임상 허가 신청을 냈다.

얀센은 한미약품으로부터 해당 물질의 개발·판매 권리를 넘겨받은 뒤 임상을 진행해오다 지난해 11월 생산 관련 문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임상을 유예한 바 있다. 문제가 해소되면서 다시 임상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약품은 전략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지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손잡고 ‘면역항암 이중항체’ 개발을 추진한다. 추후 한미약품은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지역에서의 개발과 허가·상업화를 주도하며 이노벤트는 중국 내 개발·허가·상업화·생산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IDX-1197’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는 암 생성과 관련이 깊은 ‘PARP’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회사는 비임상 결과에서 신약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임상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의약품의 대규모 수출 소식도 이어졌다. 보령제약은 이달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케냐 등 아프리카 10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 비용을 포함한 수출 규모는 총 424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카나브 제품군의 수출국은 51곳으로 늘었고 수출액 역시 4억1360만달러(약 4650억원)로 증가했다. 카나브는 올해 안에 러시아와 싱가포르에서도 발매·처방이 이뤄진다.

서울제약은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구강붕해 필름인 실데나필(Sildenafil) 등 4개 제품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10년간 총 796만달러(90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정신분열·치매치료 구강붕해필름 수출도 추가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내 제약업계는 중동·북아프리카 최대 시장으로 각광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탈석유와 산업다각화 등의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제약·바이오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서는 사우디 제약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의 거점이라는 면에서 사우디 시장이 가진 상징적 의미는 크다.

사우디 정부도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이 시장에 진출하기까지의 기간을 약 30일로 단축하거나 국내에서 임상승인을 거친 약물 중 특정 의약품은 사우디에서 60일 이내 임상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시장이 정체되는 만큼 제약사 입장에서도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그간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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