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하면 삼성 편, 반대하면 이완용 취급이 부회장 만남..국민연금 의사결정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공단에 청와대의 압력이나 강요가 없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제31차 공판에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완선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진술한 바 있어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힌 인물이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합병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단계로 보고 있다.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합병을 돕는 대가로 삼성이 정유라씨 승마 지원을 하는 등 뇌물공여가 발생했다고 보고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이날 역시 특검은 청와대 개입 여부와 홍 전 본부장이 찬성의견을 유도했는지 집중 캐물었다.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해 직접 국민연금의 찬성 의견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합병안건을 놓고 투자위원들과 접촉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압력을 가한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전 본부장은 “조남권 전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으로부터 합병에 대한 지시를 받기는 했지만 이를 압력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위원들에게 잘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은 압력이 아니라 걱정의 의미로 한 말”이라고 답했다.
또 투자위원회가 열리기 며칠 전 투자위원 중 한 사람인 이모 당시 해외증권실장을 방으로 불러 이 부회장을 만났다.
사람이 겸손하고 재벌 아들 같지 않더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해외증권실장이라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입장인지 의견을 듣고 싶다는 과정에서 나눈 얘기”라며 “찬성을 해달하고 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특히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회 당일 투자위원들을 만나 “찬성하면 삼성 편들어주기, 반대하면 앨리엇 편 들어줘서 이완용 취급을 당하게 되니 잘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를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홍 전 본부장은 2015년 7월5일 삼성그룹 서초동 사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났다.
당시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만남에서 오갔던 이야기도 이날 공개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합병 비율에 대해) 플랜B를 묻는다면 없다고 답하겠다”면서 “이 정도 대가와 노력을 치르고 또 합병을 추진한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라며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회사 리서치팀에 분석 방향을 유도하거나 2조 원 시너지 산출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유도해 1400억 원대의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로 기소, 지난 8일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이 인정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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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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