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등록제 전환 추진, 실효성은 ‘글쎄’

정부,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제→등록제 전환 추진

투자 유치 활성화 ‘긍정적’, 시장 포화 낮은 경쟁력은 ‘문제’

국정위, 통신비 인하안 발표.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정부가 기간통신사업자의 허가제에서 등록제로의 정책 변환을 통해 통신사업 진입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제4이동통신사가 이번 정부에서는 출범될 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 유치가 활발해질 수 있어 다소 긍정적인 측면은 있지만 이미 이동통신3사 구도가 고착화되고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워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내놓은 통신비 절감 대책 중 하나로 통신시장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이동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정부로 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다. 허가 시 서비스 제공능력과 재정, 기술적 능력, 이용자 보호계획의 적정성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며 시장 진입 이후에도 외국인 지분소유 제한, 인수합병 시 인가, 요금신고 등의 각종 규제를 받는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4번째 이동통신사 설립을 추진하는 여러 컨소시엄들이 나왔지만 번번이 설립이 무산됐다. 대부분은 재정적 능력에서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국 단위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해야하는 만큼 투자자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매번 부합하지 못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기간통신사업의 허가제에서 등록제로의 전환이다. 등록제로 전환할 경우 통신시장에 보다 쉽게 진입할 수 있어 경쟁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등록제로의 전환 시 투자 유치가 다소 수월해질 수 있다. 기존에는 허가 받을지 받지 못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받아야 했지만 등록제로 전환할 시 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투자 유치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업계와 정부는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제4이동통신사가 설립될지 여부에는 다소 의구심을 피력하고 있다. 우선 기존 이동통신업체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 이동통신사들은 LTE 전국망을 모두 구축하고 5G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LTE 속도는 최대 900Mbps까지 나온다.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올해 하반기 제출할 예정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돼도 시행은 내년 경이다. 당장 제4이동통신사 설립을 추진한다 해도 최소한 실제 망구축은 내년 말이나 가능하다. 그 시기 이동통신사들은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등록제로 전환할 시 투자 유치에는 상당한 이점이 있겠지만 실제로 이동통신사를 설립한다 해도 경쟁력 측면에서는 이동통신사들과 비교해 큰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제4이동통신사 보단 사물인터넷 등 다른 분야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실제 제4이동통신사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추고 있다.

양환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22일 진행한 통신비 절감 대책 설명회에서 “통신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통신시장이 포화돼 실제 (제4이동통신사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통신시장의 경직성을 거둬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