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지원에도 일자리 감소 불가피···재정지원 기준 불확실김상조 “최저임금 재정투입, 정부가 영원히 할 수 없다”자영업 시장 과포화 상태···임금 인상, 폐업률 증가할지도폐업률 증가-실업자 증가-물가 인상 등 경기 악순환 우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달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7530원(월 157만3770원)으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직격탄을 맞게 될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등을 위한 지원대책을 약속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으로 ▲인건비 초과 인상분 지원 ▲30인 미만 사업체 소상공인·영세 중기 지원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계약갱신청구권 확대 ▲불공정거래 관행 규제 강화 ▲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 확대 등을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평균(7.4%)을 웃도는 추가적인 최저임금 인상분을 예산 등을 포함한 재정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에도 자영업자들의 근심은 깊다. 지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업주의 인건비 부담 능력을 판단할 기준점이 없어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저임금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오르기 때문에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지원은 눈더미처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에는 3조원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7일 최저임금에 대해 “우리나라가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는데 변화를 촉발하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정부가 민간 기업에 임금을 보존해주는 방식은 영원히 갖고 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대책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오르는 최저임금에 대한 지원대책을 정부가 모두 부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4만1000명 증가한 56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2686만명)의 21.2%가 자영업자인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창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아 자영업 시장은 현재 과포화 상태다.
자영업 시장은 과포화 상태로 인해 생존확률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설령 절반 안에 들더라도 수익이 신통치 않아 빚으로 겨우 연명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최저임금마저 추가로 오르면 줄 폐업이 불가피하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도소매업 영세자영업자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1만명 감소했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고용원 없이 주인 혼자 운영하는 도소매업체 폐점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폐업률 증가는 경제 악순환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폐업률이 늘어날수록 실업자 수 증가, 물가 인상, 고용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영탁 씨(38)는 “최저임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인건비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되면 고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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