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외유성 유럽 연수로 질타 받은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최근 청주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설치류인 레밍, 우두머리 쥐를 따르다 무리 전체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모습 때문에 ‘집단자살 나그네쥐’로도 불립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국민 = 집단적으로 설치는 설치류’란 것.
국민을 향한 공직자의 막말. 물론 처음은 아닙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건 이젠 고유명사처럼 언급되는 ‘개돼지’라 할 수 있는데요.
▲나향욱 前 교육부 정책기획관 “민중은 개돼지” - ’16년 7월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중
영화 ‘내부자들’ 대사를 현실화한 것으로, 대중을 가축으로서의 포유류에 비유한 패기 넘치던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은 얼마 전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하기도 했습니다.
막말, 하면 안타깝게 ‘세월호’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많았지요. 동물 비유는 아니지만 고통 받는 유가족을 향했다는 점에서 후벼 파는 강도는 더했습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 “(세월호 희생자들이)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서 싸우다 희생됐는가. ‘시체 장사’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 ’15년 4월 SNS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세월호 특위는 호의호식하려고 모인 탐욕의 결정체.” - ’15년 신동아 3월호 인터뷰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줄 치고 옷 걸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 - ’14년 8월 국회 앞에서 단식 중인 유가족들에게
최근엔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본인 의견을 피력하는 중에 학교 조리종사원은 물론 열심히 사는 동네 아줌마 모두를 낮잡아 이른 것.
▲이언주 수석부대표 “솔직히 조리사란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이 돼야 하나?” - ’17년 7월 SBS와의 통화 중
이 수석부대표에 쏠린 관심이 부러웠을까요? 김학철 도의원의 ‘국민 레밍설’은 막말 계보에서도 눈에 띄는 수준. 여론의 주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주한미군 사령관 존 위컴 “한국인은 레밍. 민주주의가 맞지 않는다.” - 1980년대 초 한국인의 집단주의적 습성(?)을 비하하며
앞서 우리 국민이 레밍에 비유된 사례입니다. 여기에 세월호까지 언급한 이번 막말을 포개보면, 김 도의원이 대한민국의 국민성을 평소 어떻게 바라봤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가뜩이나 사는 게 팍팍한 국민들을 가축 혹은 설치류로 소환하는, 그럼에도 정작 국민 세금이 들어간 월급과 해외연수는 꼬박꼬박 챙기는 이들에게, ‘빙겐의 쥐탑’에 얽힌 이야기는 어떨까요.
◇ ‘빙겐 쥐탑’의 전설 / 굶주린 백성들을 가두고 불을 지른 후 그들의 절규를 ‘쥐 소리’로 둘러대던 악랄한 대주교가 결국엔 진짜 쥐떼에게 잡아먹혔다는 독일 전설. 잡아먹힌 곳이 바로 빙겐 지역 라인강변의 탑, ‘쥐탑’으로 불린다.
본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망각하면 곤란해진다는 훈훈한 교훈. 잘 새기길 바랍니다.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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