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 빼면 수출 둔화 조짐···한미 FTA 개정 등 불확실성 최고조부동산 규제강화에 건설투자 등 침체 우려···OECD, 한국경제 2.6% 유지KDI “경기개선 추세 약화”···기재부 “통상현안 등 대내외 위험요인 상존”
정부는 지난 25일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예측했다.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2.6%보다 0.4%포인트(p) 높은 수준으로 7개월 만에 목표치를 상향한 것이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 등의 정책효과로 3%대 성장률 회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 주력품목에 힘입어 2016년 11월을 기점으로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대(對)인도, 베트남 등 미국과 중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 다변화에도 성공한 모습이다. 더불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소비심리 개선 영향으로 1%대 증가세를 회복했다.
문제는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수출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와 선박을 뺀 수출증가율은 1분기 12.5%에서 2분기 6.8%로 반 토막 난 상황이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겨냥한 중국의 경제보복 제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여전히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위험요소들이 산재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4월 낙관적임을 나타내는 100을 넘어서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가 일부 작용한 기저효과로 해석했다. 또 올 하반기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이 있는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돼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밀면서 부동산 거래는 물론 건설투자도 침체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 경기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제전망 수정 발표에서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3.3%에서 3.5%로 올렸음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능성,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 등을 들어 한국의 성장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2.6%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6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을 보면 “산업생산 개선 추세가 둔화되는 등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이후의 경기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국내 경제상황을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비부진도 완화되고 있지만, 광공업생산이 조정을 받고 있는 등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수출 증가세,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통상현안,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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