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07억 영업손실 기록···전년 比 적자전환산업은행·금호그룹 간 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해외 영업력 등 훼손돼 업계 “매각 중단으로 불안요소 없애야”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 2분기 매출 7122억,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7448억원 대비 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올 상반기로 살펴보면 누적 매출은 1조3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58억원 흑자에서 507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관련업계에선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는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해외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결과라고 풀이했다.
지난 3월 KDB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와 채권단 보유지분 42.01%와 경영권을 955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당시 양측은 20년(5+15년)간 금호 상표권 허용, 금호타이어 대출 차입금 5년 연장, 방산부문 분리 등 선결조건을 내걸었다.
SPA 체결 당시 자의적으로 더블스타에 상표권 조건을 제안한 산업은행은 이후 ‘금호’ 상표에 대한 권리가 있는 금호산업과 협상에 돌입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금호타이어 매각은 지지부진해졌고 그 사이 기업의 영업력과 브랜드 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채권단이 무리하게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파산, 여신 압박 등이 금호타이어의 기업 활동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산업은행은 금호산업이 상표권을 허용하지 않자 그룹 전체 여신 거래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금호타이어의 파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도가 지나친 여론전이었다”며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금호타이어의 해외 영업에 차질이 발생한데 이어 채권단에서 금호타이어 파산 등을 거론하고 난 이후엔 거의 영업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표권에 대해서도 “매각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표권에 대한 이의가 제기됐으나 이를 무시한 결과”라며 “철저한 준비 없이 매각을 추진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매각 종료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더블스타의 가격 재조정 요구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내비쳤다.
더블스타는 올 상반기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인 16.2%(1547억원)를 깍아 줄 것을 채권단에 요구했다.
이에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경영 상황 등을 감안해 매각이 회사 정상화, 지역경제 발전, 종업원 고용안정 등을 위한 최선의 대안임을 공감하고 더블스타 측의 매매대금 조정 요구에 대해 협상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블스타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재매각 수순을 밝게 된다. 이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도 부활한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 매각이 올해 말을 넘길 것이라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경영 안정화를 위해 매각을 추진했다고 주장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업을 망치고 있다. 매각 장기화로 인해 경영에 있어 불안 요소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매각을 중단하고 금호타이어의 경영 저상화를 위한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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