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호황에 사상 최대 실적 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 단행도 이어져다만 중국 ‘반도체 굴기’ 위협적··· 기술 경쟁력이 관건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14조원대 중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인 지난 2분기 실적인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14조7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예상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은 흥국생명의 매출액 61조8710억원, 영업이익 14조4910억원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2분기보다 각각 12%, 22% 증가했고 가격도 모두 올랐”며 “반도체 영업이익은 2분기 8조원보다 21% 증가한 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D램과 낸드 모두 출하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증권가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실적 추정치로 매출 7조9200억원, 영업이익 3조8700억원을 제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와 432%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누리고 있는 두 기업은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투자 규모를 합치면 총 3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에 12조52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작년(13조1500억 원)과 비교하면 상반기 투자액이 한 해 투자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증설에 향후 3년간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지난 2014년 총 100억 달러를 투입해 준공한 시안 1라인에 이어 7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해 2라인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역대 최대인 9조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능력 증대가 목표다. 당초 7조원 투자 계획에서 규모를 2조6000억원 늘린 것인데, 중장기 수요 증가에 대비 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짓고 있는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無錫) 공장의 클린룸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내년 4분기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두 회사 모두 파운드리 사업(반도체 수탁생산) 분할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꾀하는 중이다. 파운드리 사업 독립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셈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지만 2~3년 내 기술격차가 좁혀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 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에서 반도체 관련해서 많은 투자와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도체가 단기간에 실적을 내는 분야는 아니지만 (중국의) 투자규모가 200조원이 넘는다. 장기적으로 굉장히 위협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육성 정책 아래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정부가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반도체를 꼽으면서 본격적인 ‘반도체 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3월 열린 양회에서도 반도체 산업 육성은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 이때 반도체산업 지원과 기업 투자에 대한 대출이자 할인정책 유지, 주식전환 기업의 소득세 면제 정책 등이 제안 되기도 했다.
중앙 정부의 반도체 지원펀드와 지방 정부의 육성펀드 규모는 이미 46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3년 동안 칭화유니그룹과 중신국제(SMIC)는 중국 내 반도체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도 중국 내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중국이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가지기 시작하면 국내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 중 90%를 수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보복에 빗겨나 있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중국 반도체 산업 성장이 국내 기업의 수출 타격은 물론 글로벌 시장 1위 지위도 위협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을 보면 조용한 듯 하지만 기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M&A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누가 도시바메모리를 품에 안을지 주목하는 것도 반도체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 예측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의 기술 격차는 아직 여전하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산업이고 최근 성장세를 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위협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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