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로 삼성전자 독과점·단말가 상승” 주장이해관계자 모두 참여한 대토론회 제안
협회는 19일 완전자급제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지금껏 협회가 우려하며 제기해온 문제점들에 대한 고찰은 전혀 없이 진행된 막무가내식 법안 발의”라며 이 같이 강하게 규탄했다.
완전자급제는 통신서비스와 단말기의 판매처를 분리하는 제도다. 현재는 이통사가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받아 통신서비스와 묶어 직영·비직영 대리점, 일반 판매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18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완전자급제를 골자로 한 ‘이동통신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완전자급제가 실제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원하는 단말기를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구매하고 요금제는 이통사 대리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이통시장 구조가 완전히 바뀌는 것으로 단말기와 요금제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해온 오프라인 유통점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김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기 앞서 완전자급제 문제점을 전달하고 법안의 목적과 협회 우려에 대한 답변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아무런 응답 없이 법안 발의를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국내 단말기 시장이 삼성전자가 독점한 구조기 때문에 완전자급제는 제조사 간 경쟁을 유발해 단말기 가격을 하락시키기 보단 삼성전자의 독과점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유통망 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단말 가격에 포함시켜 출고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프리미엄 단말기와 중저가 단말기 모두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다. 외산폰의 국내 판매 실적도 저조하다”며 “자급제 도입 시 독자적인 유통망 구축이 어려운 외산폰은 아예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의 독점체제는 더 공고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유통망 구축 시 비용을 단말 가격에 전가해 출고가가 오를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완전자급제가 이통사의 통신비 하락에도 효과가 미비하거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 관계자는 “요금제는 (이통사 간) 쉽게 따라할 수 있어 경쟁무기로 위력적이지 않고 경쟁적 요금 인하보단 암묵적 담합을 통해 유사한 요금제로 수익을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도 이통사들은 단통법을 이용해 암묵적 담합으로 보조금을 적게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완전자급제가 보조금 감소로 불러 단말 구매 비용을 높이고 현재 원스톱 서비스를 폐지시켜 고객 불편을 키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존 유통망도 붕괴돼 실업률도 오를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협회는 시장 기능을 무시한 완전자급제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는 점에서도 강행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공론화 과정 없이 민생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졸속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단밀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대표 발의한 후 대형유통망과 이통사 직영점은 확대되고 골목상권은 타격을 입을 사례를 지적하며 완전자급제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의원이 결국 의원직을 상실한 사례도 거론하며 완전자급제를 발의한 의원들이 향후 부작용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경고도 남겼다.
협회 관계자는 “완전자급제는 단순한 인기몰이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섣부르게 손 댈만한 법안이 아니다”라며 “제도 시행 시 불거질 수많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대표 발의한 김 의원과 발의한 의원들이 지어야 할 것”이라고 겨냥했다.
협회는 완전자급제 도입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들에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가계통신비가 내려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받쳐주는 명확한 논리를 제시하라는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가계통신비 인하에 공감하며 선택약정25% 인상, 분리공시 등을 지지한 바 있다. 완전자급제가 아니더라도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지고 있다”며 “여당·야당은 물론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해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수립하는 대토론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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