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금감원 감사결과 발표···52건 조치 방만경영 심화로 금융기관 부담 가중 우려조직·인력 운영 ‘부적절’···채용비리 사례도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소비자 보호방안 미흡
20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금감원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약 한 달간 금감원을 대상으로 인사·예산 등 기관운영 전반과 금융기관검사·제재, 금융소비자 보호 등 주요사업을 점검했으며 통보 23건, 문책요구 6건, 인사자료 통보 3건 등 총 5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이날 감사원이 가장 먼저 언급한 내용은 금감원의 감독분담금에 대한 사안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원 수입예산은 2016년 3256억 원에서 올해 3666억원으로 410억원 증가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은행·보험사·증권사 등에 배분·징수하는 ‘감독분담금’도 올해는 전년 대비 17.3% 증가했으며 수입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9.7%로 급증했다.
이는 상위직급·직위수 과다, 국외사무소 확대, 정원외 인력(255명) 운영, 인건비·복리성 경비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은 감독관청인 금융위의 통제가 느슨하고 기재부·국회 등 재정통제 기관의 통제수단이 없으며 감독분담금 납부의무자인 금융기관의 저항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금융위원회에서 감독분담금이 부담금으로 지정되도록 조치하는 한편 기재부 장관의 심사를 받아 요율을 변경하고 운용계획서와 보고서를 매년 국회에 제출토록 하는 등 통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 감사원은 금감원의 조직·인력 운영이 부적정하다고 평가했다. 1999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상위직급의 인력을 감축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직위 보직자가 전직원의 20.6%(397명)에 달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다. 금감원은 감사원의 두 차례 지적에도 정식 직위자와 동일하게 관리하는 유사직위자 43명을 운영해온 것으로도 전해졌다.
직원 채용을 비롯한 기관운영 분야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15년 이뤄진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금감원 국장 A씨는 지인으로부터 문의받은 지원자 B가 필기전형 합격대상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은 뒤 각 분야의 채용 예정인원을 1명씩 늘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지원자에 대해서는 합격취소 사유인 지원서 오기재 사실을 파악하고도 합당한 처분을 내리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금감원의 한 부서가 경력적합성 점수를 수정해 합격대상이던 5명을 서류전형 불합격자로 변경했다. 또한 경력이 짧아 불합격 대상이 된 금감원 출신 지원자에 대해서는 인사기록을 찾아 경력기간을 수정해 서류전형에 합격시킨 경우도 있었다.
감사원은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부당한 채용업무를 주도한 전 총무국장 등 4명에 중징계를 내리고 직원 2명을 문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에서는 저축은행·대부업체의 법정금리 초과대출에 대한 지도·감독이 부적정하며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보호방안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감원은 법정 최고금리 준수 여부 등에 대한 감독·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대부업자가 연장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최고이자율을 27.9% 이상으로 유지할 우려가 있는데도 이에 대한 지도·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금감원은 신용카드사가 ‘부당 상품설명대본’을 사용해 11만여건을 불완전 판매한 사실을 확인한 뒤 제재조치를 내렸지만 보험회사를 검사하는 과정에서는 형평성 확보를 이유로 검사대상을 9만6000건으로만 한정해 구제방안 마련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금감원은 감사원이 지적한 문제를 시정하고자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조직·인력·예산을 재정비하고 채용과정 전반을 점검해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강구한다. 임직원 주식매매와 관련해서도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내부 규율을 정립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민간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금감원 인사·조직문화 혁신 TF’ 논의를 거쳐 10월말까지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올해말까지 후속조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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