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경쟁력 약화 성장세 주춤면세점, 中사드보복에 매출 치명타호텔업 일단 선방···하반기는 ‘글쎄’식품업도 악화일로···반등은 안갯속
지난해와 비교한 이익 증감률을 보면은 홈쇼핑은 21.3% 상승했고, 대형마트도 18.0% 올랐다. 편의점은 빅3 기준으로 1.8%, 유통업태 중 대표주자 격인 백화점은 무려 21.1%나 역신장했다.
백화점의 경쟁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백화점은 0.9%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백화점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 구성비도 지난해 상반기 24.5%에서 23.3%로 쪼그라들었다. 온라인시장이 커지면서 백화점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중국의 사드 보복의 직격탄으로 성적은 더 나빠졌다. 내수 부진과 온라인 유통채널의 성장, 중국관광객 급감 등으로 실적은 악화일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6%나 급감했다. 매출도 2조80억원으로 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3% 줄어든 691억원을 기록했고 매출도 4358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매출은 8590억원으로 3% 늘었지만, 영업이익(37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했다.
이다.
도심 지역 매장을 중심으로 중국인 방문객이 줄면서 롯데백화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연간 3.5%에서 올 2분기에는 1.1%로 급감했다. 중국 현지 점포 매출도 무려 28.6%나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6%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 2월만 해도 중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62% 증가했지만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이후 4월부터 매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2분기 내내 감소세를 보였다. 6월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18% 이상 줄어들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우선 내년부터 16.4% 인상되는 최저임금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유통 업체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하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백화점도 의무휴업일 적용 대상에 포함하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백화점은 월 1회 월요일에 쉬지만 법안이 현실화하면 매주 일요일마다 문을 닫아야 한다. 백화점에 그야말로 치명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대책에는 복합쇼핑몰도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규제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문제는 복합쇼핑몰의 정의가 모호한 상태에서 규제 대상에 어디까지 포함될 것인지가 미지수다.
양지혜 메리트종금증권 연구원은 “소매유통 시장 내 백화점 비중이 축소된 데다 제한된 시장 내서 출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게다가 수익성이 낮은 카테고리 중심으로 상품군이 변화되는 만큼 백화점 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라 침체 그 자체다. 국내 1위 면세사업자로 꼽히는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74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2326억원에서 97% 급감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72억원에서 2분기 영업이익 297억원 적자가 이러한 매출 타격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면세점도 상반기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한화갤러리아면세점도 상반기 270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신규 면세점으로 불리는 HDC신라면세점이 영업이익 12억원을 겨우 달성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지난달 12일 인천공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약정된 임차료 대신 판매 품목별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차료로 납부하는 방식으로 조정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의 협상이 예정된 상황인데 결과가 나오면 다른 면세점으로까지 조율안이 적용될 수 있어 올 4분기 면세점 업계를 뒤흔들 변수로 꼽힌다.
호텔업계 역시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시내에 가깝거나 비즈니스호텔을 표방할수록 더 큰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의 북핵 문제까지 겹치면서 관광객 감소로 업계 전체가 한숨짓고 있다. 호텔신라가 2분기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한 게 눈에 띄는 성과로 꼽힌다. 지난해 대비 8% 감소한 수치지만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해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호텔롯데는 올해 상반기 900억42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장을 준비하던 지난해 상반기 1587억6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호텔롯데의 부진 역시 면세점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호텔·면세점·월드·리조트·골프장 등 5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총 매출의 85%를 면세점이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사드 보복에 걸린 면세점 영업 악화가 이러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업계에선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몸값을 높이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식품업계 역시 중국의 사드보복이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실적개선 조짐이 보이면서 하반기 반전을 기대하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반등은 안갯속이다. CJ제일제당의 상반기 식품부문 매출은 1조1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 증가해,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을 유지했다. 다만 전체 식품부문 영업이익은 35.8% 감소한 54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올 상반기 해외실적이 2841억원으로 중국 사드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5.8%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전년보다 38.9% 증가했다. 다만 중국에서만큼은 379억에서 194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중국현지 상황에 맞춰 현지 계약직 판촉사원 모도 20%가량 감축하는 등 대책 마련에 한창이지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도 올 상반기 중국 사업에서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의 의견은 분분하다. 하반기 실적 반등을 자신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이 이에 해당된다.
곡물가 하락 등 업계의 호조소식이 있으면서도 사드 등 기존의 악재를 씻겨낼 수 있을 지 여부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는 업체들이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악재가 너무 많다보니 업체들도 섣부른 전망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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