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부 보험사의 경우 보유한 채권의 계정과 분류 시기에 따라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 시 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자산운용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제시돼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주로 안정적인 국공채에 투자하는데,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금리가 오르게 돼 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상위 3개 대형 생보사가 보유한 국공채는 삼성생명 95조8968억원, 한화생명 27조798억원, 교보생명 25조8030억원 등 총 148조7796억원에 달한다.
이들 생보사의 올 1~7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9%로 전년 동기 4.1%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회사별로 삼성생명은 4.1%에서 3.6%로 0.5%포인트, 교보생명은 4.3%에서 4.2%로 0.1%포인트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졌다.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올해와 지난해 모두 4%로 동일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결과적으로 자산운용수익률이 올라 보험사들에게는 이익”이라고 말했다.
강승권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소수 의견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시됐고 채권 금리가 상승했다”며 “이에 따라 보험업종 주가가 생보사를 중심으로 강세를 시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도가능증권을 다수 보유한 보험사의 경우 금리 인상이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은 평가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줄어든 채권 평가이익은 고스란히 자본에 반영돼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은 올 1월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한 바 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한 2014년 11월에는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채권 계정을 한 번 분류하면 3년 뒤에 바꿀 수 있는데 2015년에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보험사는 내년에나 재분류가 가능해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보험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3개 대형 생보사의 올 6월 말 평균 RBC비율은 265.2%로 전년 12월 말 244.9%에 비해 20.3%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채권 계정을 재분류한 한화생명의 경우 이 기간 RBC비율이 198.7%에서 222.2%로 23.5%포인트 뛰었다.
동일한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보사의 평균 RBC비율은 208.4%에서 237.1%로 28.7%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별 RBC비율은 삼성화재(359.2%),동부화재(207.8%), 현대해상(193.1%), KB손보(188.3%) 순으로 높았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증가가 보험 가입 수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계 빚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돼 보험 가입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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