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젬 사장은 기존 제임스 김 사장을 대신해 지난 달 1일 공식 취임한 인물이다. 직전까지 인도GM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면서 구조조정 및 시장 철수를 진두지휘했던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한국GM의 운명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카젬 사장에 대한 첫 번째 질문 역시 한국GM 철수 여부였다. 카젬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첫 질의부터 한국시장 철수에 대해 ‘예스(Yes)’ 또는 ‘노(No)’로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카젬 사장은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답변했다.
지상욱 의원의 질문이 이어졌다. 9월 취임 이후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철수 또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발언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노력하다 안되면 철수하겠다는 거냐’라는 마지막 질문 역시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이는 전략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가 아니었다. 이날 카젬 사장의 전략은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현장 상황을 활용한 계산된 ‘동문서답’이었다.
실제로 한국어 의사소통이 불가한 카젬 사장은 통역사를 대동했다. ‘질의-통역-답변-통역’으로 의사진행이 늘어지면서 질의에 나선 의원들도 진이 빠진 모습이었다.
한국시장 철수 뿐 아니라 주주감사 비협조, 지나치게 높은 매출원가율, GM 본사에 과도한 이자를 지불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카젬 사장은 “관련 법률에 따라 필요한 협조를 모두 했다”거나 “본사 정책과 관련해 결정한 위치에 있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결국 이날 국정감사에서 카젬 사장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한국시장 철수는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도, 30만 한국GM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도 해소되지 못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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